천연기념물이 된 은행나무

사는이야기/여행음식 2017. 10. 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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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도 아주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다. 문막읍 반계리에 있는 은행나무를 보러 나섰다. 나무로 부르기엔 너무 크다. 숲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크다. 가까이 가보니 한 그루는 아닌 듯하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 167호로 높이는 34.5m, 가슴 높이 줄기 둘레는 14.5m에 이르며 가지는 동서로는 37.m, 남북으로는 31m정도로 퍼져 있다. 가을에 한꺼번에 단풍이 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는 설이 있다는데 올해는 아직 덜 들었다. 꼭대기까지 다 물이 들었을 때를 생각하니 오늘 온 것이 안타깝다. 뿌리가 깊어서 그런가 다른 은행나무는 노랗게 물든 잎을 떨구고 있는데 아직 푸른 빛깔이 더 진하다.

800여 해 세월을 나이테로 새기고 선 나무 앞에 서니 사람이 참 보잘 것 없다. 백 년도 못사는 사람이 천 년의 걱정을 하며 산다는 말이 떠오른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새 가지를 뻗고 새로운 잎을 내고 있다. 천 년을 가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지팡이와 같았던 나무가 이렇게 자라 신령스러운 모습에 이를 수 있었던 까닭이리라. 사람들이 이 나무 아래 서서 빌었던 소원은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많은 걱정은 모두 풀렸을까? 돌아오는 길에 섬강에 들러 억새를 감상했다. 가을은 이제 제법 깊었다. 섬강을 가로지르는 바람에서 가는 세월이 느껴진다. 이제 두 달이 지나면 오십이다. 바람이 불어도 새로운 가지를 내고 새 잎을 내기를 멈추지 않겠노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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