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값어치

사는 이야기 2021. 6. 1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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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건너편 산에 새로 길을 내는 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산 중턱을 빙 돌아 걸을 수 있도록 나무 울타리를 세우고 군데군데 데크로 길을 이었다. 옆으로는 벚나무도 심고 이제 가로등 공사만 하면 완벽하게 끝난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한 삼 년은 된 듯하다. 처음에 심었던 꽃들이 번져서 이제 제법 많이 핀다.

패랭이, 개망초, 금계국, 수레국화, 나리꽃을 보았다. 토종은 아니더라도 이렇게 따로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잘 퍼지면 이제 우리 들꽃이 아닐까 싶다. 빠른 걸음으로 40여 분 남짓 걸린다. 며칠 전에는 꿩을 보았는데 오늘도 많은 새를 보았다. 도심 속 작은 숲이지만 참 많은 생명을 품어 키운다.

원주를 지나는 새로운 기찻길이 생기면서 옮겨간 역사 주위로 아파트가 들어 서고 있다. 부동산에는 역세권임을 강조하는 펼침막이 나부낀다. 지방에 사는 나는 역 가까운 곳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차를 타는 일도 아주 드물다. 내게 역 주변은 시끄럽고 어지럽고 지저분한 곳이다.

조만간 가까운 곳에 공원이 생긴다. 덩달아 우리 아파트의 값어치가 올라가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산책로와 공원이 가까운 조건이 아파트 매매 가격으로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아마도 아직까지 이런 값어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모양이다. 아파트를 떠나 주택을 지어 살고 싶다가도 이렇게 좋은 산책로를 갖춘 동네를 만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면 망설이게 된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간다고 해도 어설픈 전원주택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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