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의 시작
사는이야기 2024. 11. 13. 12:5820년쯤 살고 나니 집안 곳곳에 손보고 싶은 곳이 눈에 띈다. 먼저 싱크대 상부장에 인테리어 필름을 붙였다. 유튜브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여러 번 하고 아래와 같이 주문했다.
에코필름 국내선 에어프리 인테리어필름 가구 리폼용 접착식 무광 시트 필름지+헤라 | 22, 270원*2개 | 44,540원 |
필름 공구 세트 | 14,000원 | 14,000원 |
양을 잘 계산해서 상부장 모두 붙이고 나니 자투리만 조금 남았다. 남은 걸로 하단 걸레받이도 덮어 주었다. 공구 세트를 사길 잘했다. 무슨 일이든 공구가 일을 한다. 특히 양모 헤라가 매우 쓸모 있다.
필름 작업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오히려 시트지 붙이는 일보다 쉽게 느껴진다. 필름이 조금 도톰해서 공기가 잘 들어가지 않고 들어간 공기도 양모 헤라로 밀어주면 잘 빠져나온다. 장갑을 끼고 꺾어주는 부분만 신경 쓰면 된다. 58,540원으로 이 정도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가성비 최고다.
이게 인테리어의 시작이었다. 필름을 붙이고 깨끗해진 상부장을 보고 뿌듯해하며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뭐든 상대적이다. 깨끗해진 상부장과 더러운 천장이 너무 뚜렷하게 대비된다. 특히, 화구가 있는 위쪽은 기름때가 찌들어 누렇다. 예전에 발효된 효소 병뚜껑을 열다가 폭발? 해서 국물이 튄 자국도 있다. 내친걸음에 페인트를 사서 칠을 마쳤다. 벽지 위에 그냥 바랐는데 군데군데 마무리가 어설픈 곳이 많지만 그래도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아내가 좋아한다. 이런저런 시도를 달가워하지 않던 아내인데 말이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후회도 잠깐 했지만 결과물을 보니 뿌듯하다. 비포-애프터 사진을 보면 다들 인정할 것이다.
페인팅 과정은 다른 블로그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