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교체 엠16 분해조립보다 쉽다

사는이야기 2017. 1. 1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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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던가! 아파트 10년 살고 나니 하나둘 문제가 생긴다. 화장실 수도꼭지가 졸졸 새기 시작한 지는 오래됐다. 뜨거운 쪽으로 돌려 놓으면 새지 않기에 버티고 있었는데 주방 수도꼭지도 마찬가지 증상이 나타났다. 방학이라 한가한 때를 기다려 교체에 들어갔다. 사람 쓰라고 아내가 말했지만 내가 누군가. 디아이와이(Do it yourself)를 즐기는 남자 아니던가! 엠16 분해조립을 순식간에 해치우던 자랑스런 이기자 용사다.

어제 오후 늦게 동네 가게에서 수도꼭지를 샀다. 인터넷이 싸다지만 맘 먹었을 때 얼른 해치우는 것이 낫다. 그리고 사진으로만 보고 사면 늘 성에 차지 않는다. 일을 시작하고 후회를 하는데까지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주방 수도꼭지 교체는 웬만하면 '사람 사서 하시라'다.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도 도전하려는 이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좌충우돌 어제와 오늘 경과를 적어둔다. 먼저 아래와 같이 생긴 '리브 조인트 플라이어'를 준비하자. 아파트 관리소에 빌리러 갔더니 '첼라'라고 부른다. 해봐서 아는데 스패너로는 절대 안된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수명을 다한 주방 수도꼭지다. 깜빡하고 더운물 쪽으로 돌려두지 않으면 물을 똑똑 흘리며 은퇴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다. 새로 사온 녀석은 땟깔부터 다르다. 생각보다 구조가 간단함을 확인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새로 산 수도꼭지

싱크대 아래 너트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린다

시작과 동시에 만나는 녀석이다. 싱크대 아래는 엄청나게 좁아서 저 노란 녀석을 돌리기 무척 어렵다. 이 녀석을 잡을 수 있는 스패너는 돌릴 수가 없다. 한참 끙끙대다가 화장실 수도꼭지부터 바꿨다. 하룻밤을 보내고 오늘 아침 관리사무소에 들러 '첼라'를 빌려왔다. 오래되어 나선이 뻑뻑하다. 또다시 한참을 힘만 썼다. 식용유를 바르고 빵으로 요기를 한 다음 다시 기어들어가 용을 쓰기를 한 시간 드디어 풀었다. 그런데 구멍이 너무 작아 빠지지 않는다. 결국 잘라내고야 간신히 분해를 마쳤다. 잔해를 찍고 있자니 뭔가 승리한 기분이다.

벽에서 나오는 관에 연결된 호스

잔해

미리 닫아야 하는 밸브

드디어 완성

조립은 무척 쉽다. 요즘은 방식이 바뀌었는지 플라스틱으로 조이게 되있어 별다른 공구 없이 그냥 맨손으로 할 수 있다. 싸구려라서 그런가? 아무튼 속이 후련하다. 시작 전에 벽에서 나오는 밸브를 닫는 것을 잊지 말자. 밸브를 닫았어도 호스에 남아 있던 물이 흐르므로 옆에 바가지를 두어야 한다. 

주방 수도꼭지에 비하며 화장실은 식은 죽 먹기다. 설명서를 볼 필요도 없이 직관적으로 뜯고 조립하면 끝이다. 요즘은 물받이 닫개도 원터지 방식이라 아주 쉽다. 일 못하는 목수가 연장 탓한다고 공구가 부족함을 느낀다. 갑자기 스패너를 비롯한 공구 세트가 사고 싶어진다. 이제 공구만 제대로 있다면 집도 짓겠다는 용기가 용솟음 친다.

옛날 방식은 고리를 들어 올려야 물마개 닫힘

부속이 더 많지만 화장실 수도꼭지가 훨씬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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