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구술면접 잘하는 법

수학이야기 2018. 11. 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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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 입학 수학능력시험이 바로 다음 주로 다가왔다. 요즘은 수시모집으로 많은 학생을 뽑기 때문에 수능시험에 부담을 가진 학생은 많지 않다.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중요한 절차임은 분명하다. 예나 지금이나 수학은 대학 입학시험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능 점수로 당락이 결정되는 정시모집은 물론 수시모집에서도 수학은 중요하다. 모집인원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논술전형은 수학만 치르는 대학이 대부분이고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는 면접시험이 있는 대학이 많다. 이미 수시모집 최종합격자 발표를 한 대학이 있지만 아직 면접대상자 발표도 하지 않은 대학도 있다. 수학 구술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을 위해 면접 지도를 하면서 느낀 바를 바탕으로 글을 쓰려고 한다.

논술이나 구술면접에 나오는 수학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문제를 푸는 것은 같지만 풀어낸 답안을 그대로 제출하느냐 면접관에게 말로 설명하느냐가 차이를 결정한다. 많은 학생이 풀이를 잘 해 놓고도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구술면접이 조금 더 어렵다고 여겨진다. 대부분 문제를 풀어 답을 구하는 데까지 연습을 했을 뿐 누군가에게 설명하는 연습은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로 적은 것은 채점을 하는 사람이 시간을 두고 찬찬히 살필 수 있으나 말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간 것을 다시 되묻기도 어려워 채점도 쉽지는 않다. 구술면접에서는 요점을 잘 정리해서 간결하게 핵심을 짚어가며 설명하는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목소리 크기나 자세와 같은 일반적인 면접에서 살펴야 하는 점은 접어두고 수학 구술면접에서 염두에 두면 좋을 두 가지를 적는다.

첫째, 과감하게 생략하라!

면접관은 수학을 전공했을 것이고 이미 모범답안을 알고 있다. 우리는 면접관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실력을 확인받으려는 것임을 명심하자. 뭔가를 빠트리면 감점을 받을까 걱정하여 너무나 사소한 것까지 모조리 설명하려고 하는 학생이 많다. 예를 들면 두 변의 길이는 아는 직각삼각형에서 나머지 한 변의 길이를 피타고라스 정리로 구하는 과정까지 설명하려고 한다. $$\int_{1}^{2} (x^2 -3x+2)dx= \frac{1}{3}x^3 -\frac{3}{2}x^2 +2x\bigg]_{1}^{2}=-\frac{1}{6}$$위에 적은 식을 그대로 "인테그랄 일에서 이까지 엑스 제곱 마이너스 삼 액스 플러스 삼 디 엑스는 삼분의 일 엑스 세제곱 마이너스 ~~~~"와 같이 읽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그냥 "정적분 값을 구하면 얼마"라고 말하면 된다. 실제로 위 적분을 치환하여 적분하면 암산으로 구할 수 있다. $$\int_{1}^{2} (x^2 -3x+2)dx= \int_{1}^{2} (x-1)(x-2)dx=\int_{0}^{1} t(t-1)dx=\frac{1}{3}t^3-\frac{1}{2}t^2\bigg]_{0}^{1}=-\frac{1}{6}$$계산 과정을 하나하나 모조리 이야기하면 전혀 똑똑해 보이지 않는다. 교과서나 참고서는 모르는 학생이 보아도 쉽게 이해하도록 최대한 자세하게 적는다. 학생보다 수학을 더 많이 알고 있는 면접관에게 문제지 답지처럼 가르치려 하지 말자.

둘째, 알맞은 용어를 써라!

수학은 말로 하면 길게 늘어지는 것을 피하려 간결한 수식으로 적는다. 그런데 기껏 간결하게 적은 식을 그대로 읽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예를 들어 보자. 수열의 극한값은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정의: 수열 $\{a_n\}$에서 $n$이 한없이 커질 때, $a_n$이 일정한 수 $L$에 한없이 가까워지면 이 수열 $\{a_n\}$은 $L$에 수렴한다고 하며, $L$을 수열 $\{a_n\}$의 극한값 또는 극한이라고 한다. 기호로는

$\displaystyle{\lim_{n\rightarrow \infty}a_n=L}$ 또는 $n\rightarrow \infty$ 일 때 $a_n \rightarrow L$

로 적는다. 수열이 수렴하지 않으면 발산한다고 한다.

$$\lim_{n\rightarrow \infty}\frac{n+1}{n^2}=0$$

"리미트 엔이 무한대로 갈 때 엔 제곱 분의 엔 플러스 일은 영이다."라고 말하기보다 "수열 엔 제곱 분의 엔 플러스 일의 극한값은 영이다."로 말하는 것이 훨씬 듣기 좋다. 무한대로 갈 때는 조금은 어설픈 표현이다. 정확하게는 한없이 커질 때로 읽어야 한다. 면접을 위해서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용어를 정리한 사전을 만들어 보면 좋다. 수열, 무한급수, 극한, 미분계수, 도함수, 부정적분, $\cdots$ 정리해야 할 용어가 차고 넘친다.

2017학년도 카이스트 문제를 보기로 살펴보자. 수학은 면접시간이 20분이다.

문제 2 $N$개의 상자가 있고 각각의 상자에는 $N$개의 공이 들어있다. $k$번째 상자에는 빨간 공이 $k$개 파란 공 $N-k$개이다 .($k=1,2,3,\cdots,N$). 먼저 임의로 한 상자를 선택한다. 이 상자에서 임의로 공을 하나 선택하고 공의 색깔을 확인 후 상자에 공을 되돌려 넣는 시행을 $m$회 반복하였다. (상자는 다시 선택하지 않고 공만 $m$회 반복해서 선택한다.)

(1) $N=10$이고 $m=3$일 때 모두 빨간 공을 선택했을 확률은?

(2) $N=10$이고 $m=3$일 때 선택된 빨간 공의 수가 짝수(0 포함)일 확률은?

(3) 고정된 자연수 $m$에 대해서 선택된 빨간 공의 수가 짝수(0 포함)일 확률은 $P_N$이다. $N$이 한없이 커질 때 $P_N$은 어떤 값으로 수렴하는가?

 

풀이
1) $N=10,m=3$일 때 구하고자 하는 확률을 $P$라고 하고 $k$번 째 상자를 택했을 때, 빨간 공이 $n$개 나오는 사건의 확률을 $P_k(n)$이라고 하자. 모두 빨간 공이 나오는 사건의 확률은 $P_k(3)$이다.

$k$ 번 째 상자를 택할 확률은 $1/10$이고 10개에서 빨간 공이 $k$개이므로 $\displaystyle{P_k(3)=\frac{1}{10}\bigg(\frac{k}{10}\bigg)^3}$이다. 구하고자 하는 확률은 합의 법칙에 따라

$$P= \sum _{k=1} ^{10} P_k (3)=\sum_{k=1}^{10}\frac{1}{10} \bigg(\frac{k}{10}\bigg)^3 =\frac{1}{10^4} \sum_{k=1}^{10} k^3 = \frac{121}{400}$$

2) $m=3$일 때, 짝수인 경우는 0과 2이다.
복원추출하고 있으므로 독립 시행의 확률로 계산하면 된다. 따라서 $k$번 째 상자에서 빨간 공의 수가 0 또는 2인 확률은
$$P_k (0)+P_k (2)=\frac{1}{10} \bigg( {}_{3} C _{0} \bigg( 1- \frac{k}{10}\bigg)^{3} + {}_{3} C _{2} \bigg( 1-\frac{k}{10} \bigg) \bigg(\frac{k} {10} \bigg)^{2} \bigg)$$


한편 $p= 1- k/10 ,q=k/10$이라고 놓고 이항 정리를 활용하자.

$$(p+q)^3 = {}_3 C_0 p^3 + {}_3 C_1 p^2 q + {}_3 C_2 pq^2 + {}_3 C_0 q^3$$

$$(p-q)^3 = {}_3 C_0 p^3 - {}_3 C_1 p^2 q + {}_3 C_2 pq^2 - {}_3 C_0 q^3$$

에서 $$1+ \bigg( 1- \frac{k}{5}\bigg)^{3} =2( {}_{3} C _{0} p^{3} + {}_{3} C _{2} pq ^{2} )=20(P _{k} (0)+P _{k} (2))$$이다.
정리하면 $$P _{k} (0)+P _{k} (2)=\frac{1}{20}\bigg(1+ \bigg( 1- \frac{k}{5}\bigg)^{3} \bigg)$$이다.
따라서 구하는 확률은

$$\sum_{k=1}^{10}{\frac{1}{20}\bigg(1+ \bigg( 1- \frac{k}{5}\bigg)^{3} \bigg)}=\frac{1}{20}(10+(-1)^3 )=\frac{9}{20}$$
 이다.

3) 2)를 일반화하면 고정된 자연수 $m$에 대하여 빨간 공의 수가 짝수일 확률은 아래와 같다.

$$P_N=\sum _{k=1} ^{N}\frac{1}{2N} \bigg(1+ \bigg( 1- \frac{2k}{N}\bigg)^{m} \bigg)$$
이 수열의 극한값은 아래와 같이 정적분의 정의로 구할 수 있다.

$$\lim_{N\rightarrow\infty}P_N=\lim_{N\rightarrow\infty}\sum _{k=1} ^{N}\frac{1}{2N} \bigg(1+ \bigg( 1- \frac{2k}{N}\bigg)^{m} \bigg)=\frac{1}{2}+\frac{1}{2}\int_{0}^{1}(1-2x)^mdx$$

$1-2x=t$로 치환하면

$$=\frac{1}{2}+\frac{1}{4}\int_{-1}^{1}(1+t^m)$$
이다.
$m$이 짝수이면 $\displaystyle{\frac{1}{2}\bigg(1+ \frac{1}{m+1}\bigg)}$이고  $m$이 홀수이면 $\displaystyle{\frac{1}{2}}$이다.

홀수와 짝수를 구별하지 않으려면 아래와 같이 정리하면 된다. $$\frac{1}{2}+\frac{1-(-1)^{m+1}}{4(m+1)}$$

이 문제는 조건부 확률, 독립 시행의 확률, 이항 정리를 활용하여 계산하고 확률의 극한을 정적분으로 바꿔 계산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려는 문제이다. 풀이를 그대로 읽지 말고 똑똑하게 보이도록 정확한 용어를 써서 간결하게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자. 열심히 공부한 학생 모두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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