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흐르는 학교

사는이야기 2018. 11. 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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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안개가 짙다. 안개가 흐르는 학교가 제법 운치 있다. 사진은 부족한 실력 탓에 눈으로 보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안개는 보이고 싶지 않은 걸 살짝 감추는 재주가 있다. 나이 탓일까? 안개를 한참이나 들여다 보고 있자니 시를 읽고 싶다. 참 좋은 세상이다. 구글링 한 번이면 안개를 노래한 시가 차르륵 나온다.

안개 속에서

기이하여라. 안개속을 거니는 것은!
모든 나무 덤불과 돌이 외롭다.
어떤 나무도 다른 나무를 보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내 삶이 아직 환했을 때
내게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다.
이제, 안개가 내려,
더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을, 떨칠 수 없게 조용히
모든 것으로부터 그를 갈라놓는
어둠을 모르는 자
정녕 그 누구도 현명치 않다.

기이하여라, 안개 속을 거니는 것은!
삶은 외로운 것
어떤 사람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누구든 혼자이다.


                          시: 헤르만 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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