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이 수학을 제대로 하나 알아보는 판별식

수학이야기 2009. 9. 2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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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이들이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요? 학교 보내 놓고 못 미더워 학원으로 아님 과외로 아이들을 돌려보지만 수학 점수는 늘 거기서 거기. 아이들은 아는 문제였는데 실수로 몇개 틀렸다고 말하니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고. 몸소 알아보려 해도 수학을 공부한지 오래되기도 했고 사실 학교 다닐 때 수학을 좋아했던 편이 아니라면 아이가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알 길이 막막하시죠.

근의 공식은 들어 보셨죠? 이차방정식 근을 구하는 공식에 판별식이 들어 있습니다. 근을 다 구하지 않고도 실근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려주는 식이죠.

이 판별식과 마찬가지로 중학교 다니는 아이를 평가하는데 적당한 질문이 있습니다.

중학교 다니는 아이가 있다면 한번 물어보세요. 2학년이나 3학년 다니는 아이에게 묻습니다.

"$\sqrt{a^2}$이 뭐지?"

생각보다 여러 가지 답이 나옵니다.

1. `a` 라고 대답한다면 다시 한번 '확실해'라고 묻습니다. 실수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도 같은 답을 내놓는 아이는 그저 수학을 공식 외우기로 공부하고 있을 것입니다. 정의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문자로 쓰인 수가 음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하고 그저 문제풀이에 도움이 되는 공식이나 외우고 잘 모르는 문제는 답지보고 풀고 뭐 대충 이렇게요.

2. `\pm a` 1번 답을 말했다가 잘 생각해보라고 하면 다시 내놓는 답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문자가 음수이면 어쩌지? '라는 생각은 했고 제곱근 정의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수학 공부하는 길을 제대로 잘 찾고 있지는 못합니다.

3. `|a|` 바로 이렇게 말했다면 이 아이 그냥 혼자서 열심히 공부하게 내버려두면 됩니다. 그럴 리 없겠지만 성깔 있는 아이는 괜한 잔소리나 하면 오히려 엇나갈 수도 있습니다. 처음엔 틀렸지만 한번 다시 생각해보고 정답을 말했다면 그래도 샛길로 가는 아이는 아니므로 눈치를 채게 찬찬히 지켜보면 됩니다.

"$\sqrt2$가 뭐지?"

라는 물음에 ‘루트 2가 루트 2지 뭐야!’라는 답 밖에 내놓지 못하는 아이는 지금 당장 수학을 잘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다지 좋은 길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곱해서 2가 되는 양수라고 말하거나 2의 양의 제곱근이라고 답하는 아이는 고등학교 가서도 수학을 잘 할 가능성 95프로입니다.

고등학교 아이들에게 물어도 정답이 안 나온다면 큰 문제겠지요. 이와 같이 수학책 잠깐 들춰보고 쉽지만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정의들을 물어보면 아이가 수학을 그저 단순한 공식을 외워 문제 답이나 고르는 것으로 여기고 있는지 아니면 수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따라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드러나게 됩니다.

그저 수학을 공부하면서 정의를 건성으로 넘기고 공식에 따라 문제만 풀이하는 아이들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아이는 학원이나 과외로 이른바 선행학습에 길들여진 아이입니다. 굳이 학원을 보내려면 아이의 수준을 잘 따져보고 골라 보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수학 공부에 대하여 써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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