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는 강가에서_신륵사

사는이야기/여행음식 2018. 3. 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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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주 신륵사를 들렀다. 아직은 쌀쌀한 봄이지만 얼었던 강은 다 풀렸다. 새싹은 아직 돋지 않았지만 작은 날벌레들이 떼를 지어 날고 있다. 옛날에 들렀을 때는 몰랐는데 신륵사는 무척 오래되었다. 고려 때 유물이 남아 있다. 석탑은 세월을 이기지 못했는지 온전한 제 모습을 잃었다. 온전하지 못해서 더 세월이 느껴진다. 다정하게 손 잡은 연인은 무슨 다짐을 하고 있을까? 탑돌이 하시는 아주머니는 무슨 소원을 빌고 있을까? 칠 백여 해 전 봄날 누군가는 저들처럼 소원을 빌고 다짐을 했을 것이다. 

오래 된 물건은 낡기만 하지 않는다. 오래된 사람은 늙기만 하지 않는다. 식당 앞을 지키는 고양이도 이제 고생 끝이다. 찬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왔으니 말이다. 세상 모든 이에게 똑같이 따뜻한 봄이 오기를 빌어 본다. 남에도 북에도 우리나라 방방곡곡 봄이 오고 꽃은 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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