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대수와 구골::::수학과 사는 이야기

무량대수와 구골

수학이야기 2014. 9. 25.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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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골(googol)은 10을 100번 곱한 수이니 엄청나게 큰 수이다. $10^{100}$ 한 줄에 다 적을 수도 없는 수이다.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000,000,000,000, 000,000,000,000,000,000,000

1938년 미국 수학자 에드워드 카스너(Edward Kasner)에게 아홉 살 난 조카 밀턴 시로타(Milton Sirotta)가 있었다. 카스너는 조카가 10을 100번 곱한 수를 '구골'이라고 부르는 이야기를 1940년 수학과 상상(Mathematics and the Imagination )에 실었다.

큰 의미가 없는 이름인데 구글 창업자가 회사 이름을 googol로 하려다 잘못하여 google가 되었다는 일화로 널리 알려졌다. 구글 회사 건물은 구글플렉스로 부르는데 구골플렉스(googolplex)는 $10^{googol}$이다.

큰 수를 읽을 때는 우리는 보통 일, 십, 백, 천, 만 $\cdots$처럼 자리수를 세어 올라간다. 다들 알고 있듯이 서양은 세 자리씩 끊어서 단위가 올라가고 동양은 네 자리씩 끊어서 올라간다. 단위 이름은 아래와 같다. 인도 불경에 나오는 단위라는데 쓰지도 않는 어쩌면 상상하기도 힘든 수를 상상하고 이름까지 붙인 것이 놀랍다.

영어에서 가장 큰 단위로 보이는 billion도 겨우 10억이다. 아무튼 옛사람 덕으로 인플레이션을 거듭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당분간 아무리 큰돈이라도 간단하게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1945년에 1억 1994만 원쯤 하던 우리나라 예산이 내년엔 373조 5천900억 원쯤 된다고 한다. 무량대수를 넘어서는 수도 이름이 있다고 한다. 없으면 만 무량대수, 억 무량대수처럼 부르면 될 터이다.

정수 분수
크기 이름 크기 이름
$10^0$ 일(一) $10^{-1}$ 분(分)/푼
$10^1$ 십(十) $10^{-2}$ 리(釐)
$10^2$ 백(百) $10^{-3}$ 모(毛)
$10^3$ 천(千) $10^{-4}$ 사(絲)
$10^4$ 만(萬) $10^{-5}$ 홀(忽)
$10^8$ 억(億) $10^{-6}$ 미(微)
$10^{12}$ 조(兆) $10^{-7}$ 섬(纖)
$10^{16}$ 경(京) $10^{-8}$ 사(沙)
$10^{20}$ 해(垓) $10^{-9}$ 진(塵)
$10^{24}$ 자(秭) $10^{-10}$ 애(埃)
$10^{28}$ 양(穰) $10^{-11}$ 묘(渺)
$10^{32}$ 구(溝) $10^{-12}$ 막(漠)
$10^{36}$ 간(澗) $10^{-13}$ 모호(模糊)
$10^{40}$ 정(正) $10^{-14}$ 준순(逡巡)
$10^{44}$ 재(載) $10^{-15}$ 수유(須臾)
$10^{48}$ 극(極) $10^{-16}$ 순식(瞬息)
$10^{52}$ 항하사(恒河沙) $10^{-17}$ 탄지(彈指)
$10^{56}$ 아승기(阿僧祇) $10^{-18}$ 찰나(刹那)
$10^{60}$ 나유타(那由他) $10^{-19}$ 육덕(六德)
$10^{64}$ 불가사의(不可思議) $10^{-20}$ 허공(虛空)
$10^{68}$ 무량대수(無量大數) $10^{-21}$ 청정(淸淨)
같은 이름이라도 시기와 저자에 따라 수를 부르는 방법이 다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억(億)의 만배(萬倍)를 조(兆), 조의 만배를 경(京)으로 만배마다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이만체진(以萬遞進) 명수법이라 하고, 억의 억배(億倍)를 조(兆), 조의 억배를 경(京)이라 하는 것을 이억체진(以億遞進) 명수법이라 부른다.
최석정(崔錫鼎, 1645-1715)이 저술한 『구수략』(九數略)은 이억체진 명수법으로 一 十 百 千 萬 億 兆 京 垓 秭 穰 溝 澗 正 載까지만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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