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이라니!::::수학과 사는 이야기

온라인 개학이라니!

사는이야기 2020. 3. 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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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전거로 학교를 오간다. 바람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지난주까지는 아침엔 손이 시리더니 이제는 금방 땀이 난다. 며칠 전부터 손가락이 없는 장갑으로 바꿨다. 지나는 봄날이 아쉬워 퇴근길에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갑자기 따뜻해진 까닭인지 벚꽃이 개나리와 동시에 피었다. 

학교에 학생은 없지만 이번 주는 아주 바쁘다. 설마 했던 일이 벌어졌다. 온라인 개학이라니! 전례가 없는 일이니 참고할 자료도 없다. 어제는 회의하느라 하루를 보내고 오늘은 하루 종일 계획서를 만들었다. 우리 학교는 구글 클래스룸을 원격 수업 플랫폼으로 정했다. e-학습터나 EBS-클래스룸도 살펴보았는데 원격수업 시작도 하기 전에 서버가 힘겨워하고 있다.

코로나 19 때문에 얼떨결에 유투버가 되어서 수업 영상도 만들어 올린다. 쌍방향 수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앱 '줌(zoom)'도 공부해야 한다. 살짝 욕심이 나서 짐벌 기능이 있는 삼각대를 찾아보고 있다. 고 3은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인데 과연 제대로 시작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이미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학교에서 많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아무래도 쌍방향 수업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 과제를 너무 많이 내는 것도 문제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은 학교도 못 갔는데 온라인 숙제가 쏟아지고 있다. 안쓰럽다. 동료 교사에게 '우리 학교는 숙제 많이 내지 말자'라고 부탁했다. 아무리 고등학생이라 하더라도 하루 6, 7시간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수업을 받는 일은 불가능하다.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좋겠다. 늦어지는 만큼 학사일정을 늦추는 것도 좋겠다. 올해 5월에 개학하면 그대로 입시까지도 일정을 늦춰서 내년에도 5월에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한두 달씩 늦춰서 수년 내에 9월에 학기를 시작하게 만들면 된다. 긴급 재난 지원금도 그렇다. 벌써 수입은 없는데 씀씀이가 큰 사람은 찾아서 배제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말이 나온다. 아무리 노력해도 힘들 것이다. 그냥 모두에게 지급하기 어렵다면 희망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주는 방안은 어떨까! 재벌이나 건물주가 몇십만 원 받겠다고 나서지도 않을 것이고 좀 여우가 있는 사람들 가운데 다른 이를 위해 양보하는 이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작은 정당에 돌아가야 할 의석을 도둑질해 가는데는 상상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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