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과 평행을 확인하는 방법

수학이야기/중학수학1 2022. 9. 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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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손수 집을 짓는다고 하자. 집을 튼튼하게 지으려면 수직과 평행을 확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피라미드처럼 고대에 만들어졌지만 오늘날 기술로도 믿기 어려운 건축물이 여럿이다. 고대인은 어떻게 직각과 평행을 확인해서 정교한 건축물을 만들었을까? 일단 기둥을 똑바로 세우려면 직각을 알아야 한다. 각도기가 없었을 때 정확한 직각을 만드는 일은 상당한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 이제는 피타고라스 정리를 누구나 알지만 고대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고급 지식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교사: 직각이 뭐지요?
학생: 90도입니다.
교사: 90도는 뭔가요?
학생: 직각입니다.
교사: 그리스 시대엔 오늘날 쓰는 육십분법인 90도를 쓰지 않았습니다. 직각을 어떻게 약속했을까요?
학생: ???

고대 그리스 수학자인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직각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직선에 서 있는 한 직선이 만드는 이웃한 각이 서로 같을 때, 두 각은 직각이다. 그리고 다른 직선에 서 있는 직선을 수선이라고 부른다.

수선을 만드는 일을 하려면 먼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 아래 그림은 원론에 1권에 첫 번째로 등장하는 정삼각형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 그림 안에 수선을 만드는 방법이 숨어 있다. 중학교 2학년에서 배우는 이등변삼각형도 수선을 알아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수선을 만드는 방법은 1권 11번째 명제로 나온다. 방법은 간단하다. 위 그림에서 두 원이 만나는 두 점을 잇는 직선은 선분 $AB$를 수직이등분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 충분하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자면 너무 길다. 궁금하면 바로 앞에 있는 글 '이등변삼각형의 성질'이나 중학교 2학년 수학책을 참고하자. 아예 유클리드의 원론을 공부하면 딱이다.

다음으로 평행은 어떤 것일까? 유클리드는 평행선을 아래와 같이 적었다.

평행선은 양쪽으로 끝없이 늘려도 어떤 쪽에서도 서로 만나지 않는 같은 평면에 있는 두 직선이다.

여기서 물음이 생긴다. 끝없이 늘려도 만나지 않음을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유클리드는 원론을 시작하면서 아래와 같이 평행선 공준을 준비해 두었다. 공준은 처음부터 참으로 인정하고 시작해야 하는 명제로 유클리드는 다섯 개를 적었는데 마지막 공준이 바로 평행선 공준이다.

두 직선과 한 직선이 만날 때 있는 두 직선을 한없이 늘리면 같은 쪽에 있는 내각을 더해서 직각 둘(180도)보다 작은 쪽에서 만난다.

이 공준을 다르게 말하면 두 직선과 한 직선이 만날 때 같은 쪽에 있는 내각을 더해서 180도가 되면 어느 쪽에서도 만나지 않으므로 두 직선은 평행하다.

더 간단한 표현은 중학교 1학년 책에 나온다.

두 직선과 만나는 직선이 다른 직선이 있을 때,
동위각이 같으면 두 직선은 평행하다.
엇각이 같으면 두 직선은 평행하다.

한 직선과 그 위에 있지 않은 한 점이 주어졌다고 하자. 주어진 직선에 평행하고 주어진 점을 지나는 지나는 직선을 그을 수 있는가? 그러면 평행을 완벽하게 이해한 셈이다. 참고로 삼각형의 내각을 모두 더하면 180도가 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위에 있는 그림을 보고 점 $C$를 지나고 직선 $AB$와 평행인 직선을 그리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면 성공이다. 수직과 평행을 확인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중요한 모든 걸 아는 셈이다. 튼튼하고 오래가는 집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여담

유클리드는 왜 평행선 공준을 쉽게 적지 않고 복잡하게 적었을까? 아마도 뒤에 삼각형이 나올 때를 대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삼각형은 가장 간단한 다각형이므로 다른 모든 다각형을 연구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와 같은 명제도 따지고 보면 평행선 공준과 같은 말이다. '직선 밖에 있는 한 점을 지나고 주어진 직선에 평행인 직선은 오로지 하나뿐이다.'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표현을 달라도 결국 같은 의미를 가진 명제를 서로 동치 명제라고 한다. 평행선 공준은 다른 공준과 달리 길어서 많은 수학자들이 다른 공준으로 증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 과정에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발견되기도 하였으니 이야깃거리가 참 많은 공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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