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스러운 유시민은 틀렸다

사는이야기 2019. 10. 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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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모른다. 어떻게 정권을 차지하고 지켜야 하는가를 말이다. 1997년 외환위기로 나라가 거덜 났다. 당연히 정권이 바뀌어야 할 상황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김대중 후보는 디제이피 연합으로 간신히 당선되었다. 불사조 이인제가 없었거나 상대 후보 아들의 병역문제가 터지지 않았다면 아마 힘들었을 것이다. 2002년 바보 노무현! 바람이 거셌지만 차떼기당 후보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투표 전날 밤 뜬금없는 단일화 철회 소동이 없었다면 대통령 이회창을 보았을 수도 있다. 2012년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양보했음에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깜냥도 안 되는 박근혜에게 지고 말았다. 2017년 탄핵 열풍에 기대어 41.8% 지지로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만의 힘으로 당선되었다.  

대선에 졌을 때 민주당은 항상 바깥으로 책임을 돌렸다. 단일화를 위해 후보 사퇴를 한 안철수에게 성의 없는 선거운동 운운하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때 민주당에서 그를 욕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처럼 망가진 안철수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정권을 잡았으면 지지자를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다음 대선을 위한답시고 상대 쪽 지지자 눈치를 더 살핀다.

오늘은 그토록 어렵게 시행한 '주 52시간 노동제'를 보완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말이 좋아 보완이지 없애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도 그렇고 노동자에게 뭔가 준 것처럼 보이게 하고 뒤로는 다시 빼앗아 가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하는 일을 민주당스럽다고 말하고 싶다. 이 정부는 경제 정책으로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중심 경제,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말하고 있다. 주 40시간도 아닌 52시간 노동제도 실현시키지 못할 실력으로 정권을 다시 잡는다 한들 세상을 바꿀 수 없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핑계를 댄다. 그러면 차라리 혁명을 준비하라. 촛불의 열기가 채 식지도 않았을 때 검찰개혁을 망설인 까닭이 뭔가? 대통령 말 한마디에 윤석열 총장이 내놓은 개혁안과 민정수석 시절부터 오래 준비했다는 조국 장관이 내놓은 개혁안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법원은 도로공사가 수납원을 불법 파견했다고 판결했다. 조국 장관은 검찰에게 대법 판결도 무시하고 모르쇠로 버티는 도로공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라. 검사들 관용차량 없애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다.

먹고살 만해야 이성과 상식을 따진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은 욕망과 감정에 이끌린다. 사람들은 조국 장관과 가족이 법을 어겼다고 화내지 않는다. 입 바른 소리 잘하던 조국이 살아온 민낯에 그냥 기분이 상한 사람이 더 많다. 가짜 뉴스를 벌주는 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유언비어 잡겠다고 생사람 여럿 잡았던 독재정권이 떠오른다. 감동이 있는 진짜 뉴스거리를 만들면 가짜 뉴스는 힘을 못쓴다. "그러면 내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로 판을 뒤집어 버린 노무현 대통령이 그립다.

어제 알릴레오에 정경심 교수의 컴퓨터를 가지고 있던 펀드매니저 인터뷰가 나왔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겠다. 살아야 한다는 욕망과 감정에 휩싸인 사람들에게 알아들을 수 없는 사모펀드 법을 따져가며 설명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하물며 증거인멸 피의자로 조사받고 있는 사람과 인터뷰하며 이성과 상식을 따지는 일은 역효과만 초래할 뿐이다. 서초동에 모인 인파를 보며 조국 대통령을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민주당스러운 일을 멈추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까지 갈 필요도 없이 총선에서 패하고 말 것이다. 유시민은 틀렸다.

알릴레오 유튜브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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