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꽃이다
사는이야기 2020. 6. 21. 15:00어리고 젊은 시절 내게 꽃은 사치였다. 꽃을 돈 주고 산 기억이 별로 없다. 결혼 초 아내 생일에 딱 한 번 꽃다발을 선물했던 듯하다. 요즘 아주 가끔 꽃을 사지만 점점 꽃이 좋아진다. 하기야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새벽 시장에서 한 묶음에 2000원 하는 장미를 두 묶음 샀다. 붉은 장미와 노랑 장미 한 묶음씩인데 노랑은 알이 작고 한 가지에 꽃이 여럿 달리는 덩굴장미로 보인다. 화병에 꽂아 두고 물만 잘 갈아 주면 대충 일주일은 간다. 식탁에 두고 즐기다 사진을 찍으려고 베란다에 내놓았다. 배경이 되는 군자란과 아주 잘 어울린다.
군자란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을 찍고 보니 군자란 잎에 쌓인 먼지가 눈에 거슬린다. 짬을 내서 먼지를 닦아야겠다. 베란다에서는 식물을 키울 때 맘대로 물을 뿌리지 못해서 아쉽다. 잎과 줄기에도 시원하게 물을 뿌려 주면 좋은데 뒷정리도 어렵고 빨래도 널어 놓아서 뿌리에만 물을 준다.
아무튼 향기가 있건 없건 화려하지 않아도 꽃은 꽃이다. 벌, 나비를 불러서 아니면 파리나 개미를 불러서 이도 저도 아니면 바람에 날려서라도 사랑을 나누고 씨앗을 맺는다. 비록 붉은 날이 열흘에 지나지 않아도 꽃은 그렇게 부지런히 피고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