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숲 2> 학폭 개연성 부족
사는이야기 2020. 10. 3. 13:00꼼꼼하게 챙겨 보지 않았지만 대충 줄거리는 안다. 막바지에 이르러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더니 끝이 별로다. 서동재 검사를 납치 감금한 범인은 중학교 시절부터 괴롭히던 친구를 살해한 범인이었다. 두 사건의 연결고리는 학력 폭력이었다. 그런데 범인을 취조할 때 등장한 아버지는 담당 검사에게 '너 몇 기냐'라고 묻는다. 갑자기 개연성이 확 떨어진다.
언제부턴가 학생들 위계도 부모의 권력이나 재력에 크게 영향을 받아 결정되고 있다. 요즘 부모가 검사 출신이고 공부까지 잘하는 학생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운동화도 못사주는 부모를 가진 아이가 전액 장학생으로 연세대를 다니는 중학교 동창을 찾아내 괴롭히는 일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여전히 학교 폭력 가해자는 가정 문제를 가진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난한 집 아이가 잘 사는 집 아이 신발을 빼앗는 상황으로 그려서는 곤란하다. 가난이 가정 문제를 만든다는 편견을 강화한다. 실제로 잘 나가는 부모를 둔 아이가 가난하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를 괴롭힌 사건도 매우 많다. 가정에 아무 문제가 없는 아이도 충분히 폭력적이 될 수 있다. 폭력은 권력의 속성이다. 또래 집단에서 권력을 가지면 폭력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요즘 불거지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와 관련된 학폭 사건을 보면 대부분 이런 유형에 속한다.
그냥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사로 학교에서 일하면서 학폭 사건을 자주는 아니지만 일반 사람들보다는 많이 접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바가 있다. 학폭 관련 논문이나 통계 자료를 찾아 보고 싶지만 시간이 없다. 드라마는 그냥 보고 즐기면 되지 뭐 분석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