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이 CJ대한통운이었네::::수학과 사는 이야기

대한통운이 CJ대한통운이었네

사는이야기 2020. 10. 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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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갑자기 아내가 우리도 주식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요즘 주식하는 사람이 상당히 늘어났음을 느낀다. 아내와 가까운 이들 사이에도 주식 이야기가 오가는 모양이다. 하기야 요즘 티스토리에도 주식 관련 글이 차고 넘친다. 나는 아직까지는 주식에 관심이 없다.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식이 가지고 있는 도박성과 비인간성이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다. 빚까지 내서 주식 투자?를 하다가 멀쩡한 직장도 잃고 신용불량이 된 사람도 보았다. 물론 건전한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낸 사람도 많이 알고 있다. 아이엠에프 구제금융을 받기 전 1996년에도 주식에 뛰어든 교사가 많았다. 어떤 유행이든 교사들도 뛰어들면 끝물이라는 설이 있다. 주식 투자하는 이들 참고하시라.

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으로 다가오지만 주주에게는 주가가 오를 '호재'로 다가올 수도 있다. 삼성이 백혈병으로 숨진 노동자를 인정하기까지 상당한 세월이 걸렸다. 대주주가 아니더라도 삼성 주식을 가진 이들 가운데 '반올림'을 눈엣가시로 생각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수한 사람이 죽어 가는 상황도 어떤 이에게 '호재'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을 때 이른바 '코로나 테마주'를 사놓고 우리나라에 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되기를 기다린 사람도 있었다.

며칠 전 택배 노동자가 일하다가 죽었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상한 세상이다. 더군다나 법으로는 돌아가신 분은 노동자가 아니다. 아무도 일을 강제로 시키지도 않았는데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스스로 무리를 하다가 허망하게 죽은 개인 사업자일 뿐이다. 대한통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어이없는 일이다. 이제 어떤 국회의원이 나서서 택배 노동자를 비롯한 특수고용직으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법을 제정한다고 하자. 나아가 모든 사업자는 늘 있는 업무는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서 처리해야 한다는 법을 만든다고 하자. 아무 생각 없이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주가를 걱정해서 반대하고 나서는 사람이 아주 많을 것이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또다시 CJ대한통운 소속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인해 사망했습니다. 매우 슬프고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올해 벌써 8명째입니다. 정부와 택배업계는 택배노동자가 얼마나 더 죽어야 대책다운 대책을 마련할 것입니까. 올해 과로로 쓰러진 택배노동자 8명 중 5명이 CJ대한통운 소속입니다. CJ대한통운은 더 이상 뒤에서 숨지 말고 명백한 입장을 표명하고 도의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과로사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주식은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하더니 자본주의도 그런가 보다. 그냥 대한통운으로 알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씨제이 대한통운이었다. 씨제이 대한통운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노동자를 위해 나서야 한다.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힘쓰는 기업을 만드는 일은 멀리 보면 주가를 올리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대한통운 누리집을 찾아보았다. 화려하게 꾸며진 누리집이 눈에 들어온다. 다시는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없도록 방안을 마련하고 노동자를 위한 기업으로 거듭난다면 나는 반드시 대한통운 주식에 투자할 것이다.

글을 쓰다가 문득 카탈루냐에 있는 가르시아에서 벌어진다는 축체가 떠올랐다. 카스텔러(casteller)로 부르는 인간 탑을 쌓는 축제다. 아래에 있는 사람을 믿지 않거나 무시하면 절대로 높게 쌓아 올릴 수 없다. 모든 탑이 그렇다. 화려한 꼭대기는 튼튼한 기반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할 수 있다. 택배 노동자도 일주일에 이틀이 어렵다면 하루라도 쉬어야 한다. 

아래 유튜브 영상 갈무리

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5589.html

 

[박노자의 한국, 안과 밖] 죽음의 정치학

‘나라다운 나라’는 일차적으로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 그 누구의 죽음도 헛되이 하지 않는 사회다. 이 사회가 죽인 약자 한명 한명을 영원히 기억하고, 그 기억의 힘으로 이 사회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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