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운영체제 '구름'과 네이버 브라우저 '웨일'
사는이야기 2020. 10. 30. 17:50한글과 컴퓨터에서 국가보안기술연구소와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인 '구름(gooroom)'을 개발하였다.
gooroom.kr/content/project/security.php
이제까지 몰랐는데 네이버도 자체 브라우저 '웨일(whale)'을 개발했다.
지금 어떤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를 쓰는가? 아마도 '윈도'에서 '크롬'을 쓰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특히 운영체제는 윈도가 88%에 이르고 있으므로 맥을 쓰지 않는 사람은 대부분 윈도를 쓰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브라우저는 아직 '인터넷 익스플로러(IE)'나 '엣지'를 쓰는 사람도 많아서 크롬이 67%쯤 차지하고 있다.
이미 잘 돌아가는 운영체제와 브라우저가 있는데 왜 힘들게 새로운 걸 만드는 걸까 궁금하다. 독점은 항상 문제를 일으키는데 운영체제와 브라우저도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은 모르기 때문에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개발자나 국가 차원에서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나도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심하게 종속되어 있다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엣지'로 바꾸면서 나타난 문제는 조금 알고 있다.
'구름'과 '웨일' 모두 '종속'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기 위해 개발하였다. 이 분야는 잘 모르는 문외한이므로 여기까지만 적기로 하자. 잘 알지도 못하면서 굳이 글을 쓰는 까닭은 '이름 짓기'에 대한 내 생각을 밝히기 위함이다.
'구름'은 'cloud'를 'whale'는 '고래'를 염두에 두고 지은 이름일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이름이 귀에 쏙 박히는가? 둘 다 아주 잘 지은 이름이지만 나는 '구름'이다. 자연스럽게 요즘 대세인 클라우드 서비스가 떠오르는데 웨일에서는 큰 바다를 여행하는 고래가 바로 떠오르지 않는다. 아무래도 웨일이 영어인 탓이리라. 'whale'이 고래라는 정도는 알고 있는데도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것은 우리말보다 낯선 말이기 때문이다. 배움이 짧거나 나이가 아주 어려서 나보다 영어가 더 낯선 사람은 아예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
요즘 유행인 영어 섞어 쓰기로 어지럽고 지저분해진 우리말이 안쓰럽다. 나와 같은 옛날 사람은 중학교에서 처음 영어를 배웠다. 중학생 때 문장도 아닌 낱말을 섞어쓰면서 젠 체 하던 일이 있을 것이다. 영화 속 조폭으로 나오는 배우처럼 '어이 브라더'나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마시자.'처럼 말이다.
사실 나도 한 때는 전문 용어는 영어를 그대로 가져다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배움이 짧은 우리 어머님이나 어린이를 배제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다음부터 우리말 지킴이로 나서기로 했다. 수업을 할 때나 글을 쓸 때 가능한 쉬운 우리말을 쓰려고 힘쓴다. 르네상스가 라틴말로 쓴 어려운 고전을 쉬운 이탈리아 말로 바꾸는 운동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라틴말을 모르면 읽을 수 없는 성경을 더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자기 나라 말로 바꾸면서 중세의 어둠을 몰아낸 근대의 빛을 밝힌 종교개혁이 시작되었다.
이처럼 남이 아닌 제 나라 말을 써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영어가 우리말만큼 쉬운 사람도 될 수 있으면 쉬운 우리말을 썼으면 좋겠다. 내눈엔 교포도 아닌 사람이 중간중간 영어를 섞어 쓰는 걸 보면 짧은 영어를 섞어 쓰던 중학생처럼 유치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뜻을 새길 수 있는 알맞은 우리말이 없을 때는 어쩔 수 없다. '비말'을 '침방울'로 옮기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우리 땅에서 우리말이 사라지거나 못 배운 사람만 쓰는 말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면 누군가 대신 읽고 풀어주지 않으면 글도 모르는 사람이 넘쳐나는 중세의 어둠이 다시 찾아오고 말 것이다.
노예가 노예임을 깨닫지 못하면 해방은 없다. 식민지 조국에 대한 깨우침이 없었다면 우린 아직도 일본의 식민지 조선에 살고 있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많은 이들이 애써서 일본말을 몰아내고 나니 영어가 판치는 세상이 되고 있다. 일본군이 나가자 미군이 차지했던 용산을 되돌려 받는데 얼마나 오랜 세월이 필요했나를 기억하자. 말을 빼앗기면 얼까지 빼앗긴다는 당연한 진리를 되새기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