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 사랑
사는이야기 2021. 2. 5. 22:12공구를 하나 들였다. 계양 전기 그라인더 DG100A-750SC. 옛날에 산 계양 전동 드릴이 있는데 아주 튼튼하고 힘이 좋아서 계양으로 정했다. 베란다 화단을 덮어 만들었던 마루가 세월이 지나 썩어서 들어냈는데 시멘트 못이 빠지지도 않고 부러지지도 않은 채로 남았다. 자주는 아니지만 빨래를 널거나 청소기 가지로 오갈 때마다 거슬려서 자르기 위해서 그라인더를 샀다. 겨우 못 몇 개 자르는 일이라 빌려다 써도 되지만 이상하게 공구 욕심이 있는 편이라 그냥 질렀다.
불꽃이 일면서 시원하게 잘려나가는 시멘트 못을 보니 뭔가 일하는 느낌이 난다. 공구가 있으면 쓸 일이 생긴다. 욕실 샤워기 고정대가 부러진 채로 매달려 있었는데 깔끔하게 잘라냈다. 욕실 타일도 한 장 금이 갔는데 나중에 시간 나면 떼어내고 수리를 한 작정인데 그때도 요긴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나중에 퇴직하고 나면 손수 집을 지어 보는 것이 꿈인데 그날이 오면 오늘 산 그라인더를 비롯해 이제까지 하나둘 사 모은 공구가 쓸모를 제대로 발휘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