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게 졸업식마저 빼앗길 수 없다

사는이야기 2021. 12. 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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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주 조촐하지만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지난 기사에서 코로나에 빼앗긴 축제를 알렸는데 오늘을 졸업식 소식을 알린다. 코로나 유행은 끝날 기미가 없고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당연히 지침에 따라 모든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졸업식을 열 수는 없다. 고심 끝에 우리 학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졸업식을 치렀다. 1반 교실에서 진행하는 졸업식을 각 반 교실로 중계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나름대로 효과도 있었다.

'유튜브' 졸업식이었지만... 펑펑 운 아이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졸업생 회고사와 교장 선생님 말씀이 이어질 때 듣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반 별로 따로 앉아서 방송으로 보니까 오히려 이야기 내용은 물론 감정까지 아주 잘 전달되어서 좋았다. 시간도 아주 많이 줄어서 졸업하는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아쉬운 이별을 달래는 시간이 늘었다.

후배들이 쳐주는 손뼉 소리를 들으며 졸업생을 보내기로 시나리오를 짰다. 하지만 매서운 바람이 불어도 졸업생들은 학교를 쉽사리 나서지 못했다. 손뼉을 치던 후배들이 모두 돌아간 뒤에도 한동안 헤어지지 못했다. 많은 아이가 눈시울을 붉히다가 엉엉 울기까지 했다. 
 
 

 
내 성격은 살가움보다 고지식함에 가깝다. 올해는 졸업 이틀 전까지 수업했다. 고지식한 수학 선생인 내게도 많은 아이가 눈물범벅이 된 채로 품에 안겼다. 처음엔 어색하더니 나중엔 나까지도 감정이 차오른다.

아주 먼 옛날엔 졸업식이 끝나면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고 달걀을 던지던 일이 있었다. 후배가 졸업생에게 껌을 팔기도 했다. 학생부 교사에겐 졸업 날이 고단한 날이기도 했다. 이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올해 처음으로 학생부 일을 맡았는데 참 다행이다. 시골 중학교라서 그럴까? 코로나 우울 때문일까? 평창중학교에서는 눈물이 가득한 애틋하고 정겨운 그리고 멋진 졸업식이 열렸다.

오늘 졸업한 아이에게 공자 말씀을 한마디 남기고 싶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물음에 공자는 말씀하셨다." 늙은이에게는 편안하게 느껴지고 친구에겐 믿음직스럽게 여겨지며 젊은이에겐 그리운 사람이 되고 싶다." 세 가지 가운데 적어도 두 가지는 이루길 바란다.

 

 

코로나에게 졸업식마저 빼앗길 수 없다

중학교를 떠나는 아이들... 코로나 시대의 온라인 졸업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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