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은 짝수인가?::::수학과 사는 이야기

0은 짝수인가?

수학이야기/중학수학3 2023. 6. 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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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문제이다.

연속하는 두 짝수의 곱이 168이다. 두 수를 구하시오.

작은 수를 $x$라고 하면 큰 수는 $x+2$이다. 

$$x(x+2)=168$$

$$x^2+2x-168=0$$

$$(x-12)(x+14)=0$$

$$x=12\;\;\text{또는}\;\;x=-14$$

정답은 $12$와 $14$ 또는 $-14$와 $-12$

어떤가? 어떤 이들은 $-14$를 짝수로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낄 것이다. 이런 일은 사람마다 생각하고 있는 수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짝수와 홀수를 처음으로 배우는 초등학교 학생은 음수를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초등학생은 0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짝수는 $2,4,6,\cdots$라고 생각한다.

유럽의 수학사를 살펴보면 0을 수로 받아들이는데 상당한 세월이 필요했다. 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 소개한 피보나치도 1~9는 수로 다루었지만 0은 수가 아닌 기호로 다루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수학과 교육과정도 중학교 1학년에서 비로소 0과 음의 정수를 다룬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도 음의 정수를 짝수와 홀수로 분류하는 일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위와 같은 문제를 풀 때 자연수 범위 안에서 답을 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문제에 아예 자연수로 범위를 한정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짝수(even number)를 찾아보니 두 개의 같은 그룹이나 쌍으로 나누어지는 수라고 표현했다. 2로 나누어 떨어지는 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2의 배수와 같은 말로 쓰기도 한다. 어떻게 정의를 하더라도 0이나 음의 정수를 짝수와 홀수로 분류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고등학교에서 수업할 때는 정수 전체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고 중학교에선 자연수 범위 안에서 생각하자고 말하고 싶다. 문제를 적을 때 자연수인 짝수와 같이 자세하게 제시하는 일은 생각보다 번거롭다. 2의 배수라고 말할 때 우리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2k$의 꼴을 생각하고 $k$는 정수라고 전제한다. $\displaystyle{3=2\times \frac{3}{2}}$을 2의 배수로 생각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사교육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배우는 중학생들이 너무 많다. 차근차근 수체계를 넓혀가도 어려운데 중학교 1, 2학년 때 실수 범위를 넘어 복소수를 다루기도 한다. 미친 짓이다. 걷지도 못하는 애를 뛰게 만드는 꼴이다. $0,-2,-4,\cdots$를 짝수로 다루는 일은 고등학교 가서 해도 늦지 않다. 중학생에게 $6$의 약수는 $1,2,3,6$ 넷으로 족하다. $-1,-2,-3,-6$은 이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자.

고등학교에선 짝수와 홀수와 같은 표현보다는 아래와 같은 표현을 즐겨 쓴다.

$$a=2n,\;\;b=2n+1\quad(n\in \mathbb{Z})$$

그래도 결론은 적는다. 0은 짝수이고 2의 배수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Parity_of_zero

 

Parity of zero - Wikipedia

Quality of zero being an even number The weighing pans of this balance scale contain zero objects, divided into two equal groups. This audio file was created from a revision of this article dated 27 August 2013 (2013-08-27), and does not reflect subsequ

en.wikip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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