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울릉도에 다녀왔다::::수학과 사는 이야기

드디어 울릉도에 다녀왔다

여행맛집 2026. 7. 24.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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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묵호항에는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있다. 지난해 동해시로 이사하면서부터 벼르던 울릉도 여행을 이제야 다녀왔다. 지난해 11월 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면서 올해 여름방학에는 우리 가족이 다시 완전체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2박 3일 일정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우리 가족은 모두 MBTI가 대문자 P인 까닭에 계획대로 움직이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 여행도 당연히 자유여행이다. 계획은 간단하다. 첫날은 서쪽 편, 이튿날은 독도 그리고 마지막 날은 동쪽 편을 둘러본다. 그래도 오가는 배편과 숙소는 온라인으로 예약했다.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차도 빌렸다. 요즘은 온라인에서 뭐든 할 수 있으니 여행하기 참 좋은 시절이다.

7월 20일(1일 차)

배는 아침 8시 20분 묵호항에서 출발했다. 모든 배편은 한국해운조합에서 예약할 수 있다. 모바일 승선권과 신분증이 있으면 다른 절차 없이 곧바로 탑승할 수 있지만 출발 시각보다 30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해서 늦어도 10분 전에는 배에 올라야 한다. 날은 조금 흐리고 너울이 있지만, 시속 60킬로미터로 갈 수 있어 2시간 50분쯤 걸린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아내와 아들은 멀미하는 체질이라 준비하려 나섰는데 멀미약은 편의점에 없다. 편의점에는 감기약이나 해열제만 판다고 하니 참고하자. 일요일에 문을 연 약국을 찾지 못해 걱정했는데 다행히 배 안에 있는 매점에서 멀미약을 살 수 있었다. 울릉도엔 약국이 아니라도 살 수 있는 곳이 많다. 준비성이 없는 이들을 위해 편의점에서 멀미약을 팔았으면 좋겠다.

11시 20분쯤 도동항에 도착했다. 렌터카 업체에서 나온 버스를 타고 차고가 있는 서쪽으로 이동했다. 창밖 풍경을 보니 아 여기가 울릉도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차를 빌려서 나오는 길에 있는 식당에서 따개비 칼국수를 먹었는데 알고 보니 방탄소년단도 다녀간 맛집이다. 모두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거북바위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버스 타고 오면서 창밖으로 보았으니 곧바로 대풍감을 보러 갔다. 모노레일을 타고 편하게 올라가면 그림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는데 아쉽게도 날이 매우 흐려서 사진은 별로다. 모노레일 요금은 4,000원인데 자매도시는 50% 할인이라고 쓰여 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웬걸 자매도시 목록에 강원도(동해시, 삼척시)가 있다. 미국(텍사스주 그랜드 프레리 시)도 있어서 신기했다. 아무튼 동해 시민이라 울릉도에서 가는 곳마다 할인받아서 기분이 아주 좋았다.

대풍감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저 멀리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다음으로 천부해중전망대로 향했다. 자매도시 주민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아들은 학교 때문에 주소를 춘천으로 옮겨 아쉽게도 혜택을 받지 못했다. 대충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다. 신분증은 한 사람씩 모두 확인하니 자매도시 주민이라면 꼭 챙겨 가야 한다. 자매도시 목록은 울릉군 관광안내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짜라서 그런지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주에서 잠수함을 탔을 때만큼 좋았다. 어른들만 왔다면 시시하게 느껴져 돈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린 자녀와 함께라면 들러 볼 만하다. 수족관에서 기르는 물고기가 아니라 바닷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를 눈앞에서 보는 일은 흔치 않다. 바로 앞에는 아이들이 물놀이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바다도 얕아 함께 놀기 좋다.

멀리 보이는 송곳산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해중전망대에서 바닷속을 거닐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생각보다 큰 고기가 많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얕아서 물놀이하기 좋은 바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숙소로 향했다. 요즘 호텔은 입실 시각은 늦춰지고 퇴실 시각을 빨라지고 있는데 11시 퇴실이라 잡은 숙소다. 값도 싸고 전망도 좋은데 시설이 조금 낡아서 만족스럽진 않다.

카페에서 보이는 송곳산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카페에서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숙소에 짐을 풀고 도동항으로 나가 저녁을 먹었다. 울릉도에 왔으니 당연히 오징어를 먹어야 한다. 오삼불고기와 오징어 내장탕을 2인분씩 주문했다. 식당을 찾을 때도 예전에는 블로그를 먼저 검색했는데, 블로거인 나 역시 이제는 인공지능에 먼저 물어볼 때가 잦아졌다. 블로그를 운영할 이유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저녁을 먹고 걸었던 행남 해안산책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다만 낙석으로 끊어진 구간을 피해 가파른 언덕길을 넘어야 하는 바람에 끝까지 걸어가지는 못했다. 사진은 날씨가 더 좋았던 마지막 날 다시 찾아가 찍은 것으로 대신한다.

행남해안산책로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행남해안산책로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행남해안산책로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산책하면서 주문한 치킨을 찾고 편의점에서 맥주를 샀다. 간단한 치맥으로 피로를 풀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아침엔 독도엘 가기 때문이다.

7월 21일(2일 차)

아침에 일어나 하늘부터 살폈는데 비는 오지 않는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아침에 먹을 것을 검색하다가 저동항에 있는 한 김밥집을 찾았다. 하루 전 문자로 예약해야 하는 집이라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전 6시 30분쯤 전화를 걸었다. 햄을 빼도 괜찮다면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말에 바로 주문하고 찾으러 갔다. 소문대로 김밥은 정말 맛있었다. 그 맛이 자꾸 생각나 둘째 날 저녁에 다시 주문해 마지막 날 아침에도 맛있게 먹었다.

아침 8시 20분, 독도를 향해 출발했다. 강수 확률이 50%라는 예보와는 달리 날씨가 무척 좋아 1시간 30분 만에 도착했고, 다행히 꿈에 그리던 독도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선착장에 내린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 가족처럼 손에 태극기를 꼭 쥐고 있었다. 저마다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커다란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뛰어다니는 청년도 있었고, 한편에서는 자리를 잡고 앉아 피리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청년도 눈길을 끌었다.

저동항에서 출발할 때 날이 활짝 개였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서쪽 풍경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서도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단체로 온 젊은이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동쪽 풍경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태극기를 사 오길 잘했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독도가 고향인 괭이갈매기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주어진 시간은 30분뿐이라 선착장 주변만 둘러볼 수 있어 아쉬웠다. 정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계단 정도는 올라가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도 꿈에 그리던 독도에 발을 디뎠다는 것만으로 이번 여행은 대만족이다.

독도 전망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에서 안내를 맡은 분의 말씀이 떠오른다. 어떤 분은 세 번이나 울릉도에 왔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한 번도 독도에 들어가지 못했고, 전망대에 올랐을 때조차 해무 때문에 독도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어제까지도 강수 확률이 50%라는 예보가 이어져 걱정했는데, 맑은 날씨 속에 독도까지 다녀온 것을 생각하면 천운이 따른 여행이었다.

독도에서 돌아오는 배 안에서 아이폰으로 날씨를 검색하니 화면 상단에 나의 위치가 '대한민국'으로 표시되었다. 평소 같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텐데, 독도를 다녀온 직후라 그런지 그 네 글자가 유난히 반갑고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 화면을 갈무리해 두었다.

다시 저동항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다. 점심은 중식으로 정하고 검색했다. 공식대로 짬뽕, 짜장 그리고 탕수육을 시켰는데 앞에 ‘해물’을 덧붙였더니 가격은 좀 나가는 편이다. 그래도 맛이 좋아서 다행이다. 중국집은 표준화가 잘된 편이라 실패가 드물지만, 운이 없으면 가끔 맛없는 짜장면을 만나기도 한다.

다음 목적지는 관음도였다. 이곳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연도교를 건너 관음도에 들어서면 8자 모양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펼쳐진다. 처음에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 대충 둘러보고 나오려 했다. 그런데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땀을 식혀 주었고,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도 워낙 아름다워 결국 섬을 한 바퀴 모두 돌아보았다. 멀리 삼선암과 죽도를 바라보며 천천히 걸으면 1시간쯤 걸리는데, 울릉도에서 꼭 걸어봐야 할 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관음도로 가는 다리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관음도에서 보이는 삼선암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관음도에서 보이는 죽도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죽암마을에 있는 카페에 들렀다. 바로 눈앞에 딴바위가 펼쳐지는 곳이다. 경치도 좋았고 커피 맛도 어제보다 더 좋았다. 바로 앞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둘째 사진을 찍었는데, 그림엽서처럼 나와 마음에 쏙 들었다.

딴바위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딴바위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가까이에서 본 삼선암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저녁 먹기 전에 독도 전망대에 올랐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뒤 15분 정도 걸어 시내 전망대만 둘러보고 해안 전망대는 포기했다. 하루 종일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옷에는 소금꽃이 피었다. 땀을 식히며 둘러본 독도박물관은 여러모로 유익했다. 7월 울릉도의 햇살은 너무 뜨거워 일정을 빡빡하게 잡으면 여행이 아니라 고생이다. 다들 차라리 구름이 잔뜩 끼었던 어제를 그리워했다. 하지만 사진만큼은 맑은 하늘 아래에서 찍은 것이 훨씬 좋다.

독도전망대에서 보이는 도동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독도전망대에서 보이는 도동 풍경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7월 22일(3일 차)

마지막 날은 느긋하게 보내려고 돌아오는 배를 오후 5시 10분으로 예약했다. 하지만 잠자리가 불편했던 탓에 모두 늦잠을 자지는 못했고, 오전 10시쯤 숙소를 나섰다.

점심을 먹기 전에 내수전일출전망대에 올랐는데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경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한여름에 오르기에는 경사가 너무 가팔랐다. 우리 가족 모두 비 오듯 땀을 흘렸고, 너무 지친 나머지 가까이에 있는 울렁다리도 들르지 못했다.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서 왼쪽 풍경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서 오른쪽 풍경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내수전일출전망대에선 성인봉도 보인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첫날 들렀던 해중전망대 근처 카페를 다시 찾아 겨우 땀을 식혔다. 힘을 내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나리분지까지 갔지만 예상했던 대로 큰 감동은 없었다. 울릉도의 경치는 역시 바다가 있어야 제맛이다. 산책하기 좋은 길도 많았지만, 뜨거운 햇살에 지친 우리에게는 그저 그림의 떡이었다. 오후에 가려던 남서일몰전망대는 자연스럽게 포기하고 우산국박물관만 둘러본 뒤 차를 반납하러 갔다.

다시 송곳산을 보다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 나리분지 ⓒ 박영호관련사진보기
 
 

울릉도에서 렌터카는 보통 정오에 빌려 다음 날 정오에 반납한다. 오후에도 차가 있으면 편할 것 같아 3만 원을 더 내고 오후 3시까지 빌렸지만, 모두 지쳐 있어 더 둘러볼 곳은 없었다. 지나고 보니 차라리 오후 12시 40분 배를 예약하는 편이 나았다.

차를 반납하고 도동항에 도착하니 오후 4시쯤이었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행남 해안산책로를 다시 걸었다. 첫날보다 하늘이 훨씬 맑아 같은 길도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울릉도는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제주도보다 가기가 더 어렵다. 꼼꼼하게 둘러보려면 3박 4일도 모자라겠지만, 우리 가족처럼 맛만 보고 오는 데는 2박 3일도 괜찮다.

울릉도 물가가 비싸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 걱정했는데, 너무 비싸서 먹지 못한 독도새우를 빼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오히려 척박한 섬에서 살아가는 삶을 생각하니 육지보다 비싼 밥값도 당연하게 여겨졌다.

집에 돌아와 카드 앱을 보니 이번 달 과소비한 금액이라며 알림이 떠 있었다. 여행 경비를 정산해 보니 과소비한 금액이 거의 여행 비용과 같았다. 소비 내역까지 알아서 분석해 알려주는 세상이니, 참 놀랍다.

다들 일생에 한 번쯤은 독도에 들러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벅찬 마음을 품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https://omn.kr/2j613

 

어디선가 들려온 '아리랑', 독도 여행에서 마주한 풍경

동해시 묵호항에는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있다. 지난해 동해시로 이사하면서부터 벼르던 울릉도 여행을 이제야 다녀왔다. 지난해 11월 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면서 올해 여름방학

www.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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