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솔터 닭갈비

사는이야기/여행음식 2019. 2. 17.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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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닭갈비를 먹고 싶단다. 꽤 오래되었는데 오늘에서야 나섰다. 원주에서 닭갈비는 자주 먹어보지 않아서 맛집을 잘 모른다. 동네에 있는 집을 갈까 하다가 검색을 해 본다. 춘천에서 자주 가던 집과 이름이 같아서 고른 집이 솔터 닭갈비다. 맛이 좋았다. 내게 닭갈비 맛집 기준은 불판이다. 검은 무쇠로 된 집이면 일단 합격이다. 흰 스테인레스로 된 집은 왠지 모르게 맛이 덜하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그냥 느낌이 그렇다. 

아주 옛날 춘천에서 처음 닭갈비를 먹던 날 무척 실망했다. 뼈만 많고 고기는 적었다. 요즘처럼 야채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다만 값이 아주 착했다. 가난한 사범대생도 한두 대 시켜 놓고 소주 한잔하기에 좋았다. 커다란 가위로 뼈까지 자르던 소리가 좋았다. 가난해도 꿈은 컸던 친구가 많았다. 운동권도 아니었지만 조국 통일, 노동 해방을 외치며 잔을 부딪치는 친구도 있었다. 세월은 흘러 이제 닭갈비에는 뼈가 없다. 이제 가난한 학생은 닭갈비도 쉽게 먹을 수 없다. 

이제 사대에 옛날처럼 가난한 친구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느라 바빠서 조국 통일이나 노동 해방에 관심을 두지 못할 것이다. 요즘 임용고시를 거쳐 나오는 신규 교사들은 대체로 집안이 좋다. 학교에서 공부를 무척 열심히 했다. 심지어 졸업하고 몇 해 더 공부한 친구도 많다. 하지만 좋은 교사는 임용고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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