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둘레길 3코스_수레너미길::::수학과 사는 이야기

치악산 둘레길 3코스_수레너미길

사는이야기/여행음식 2019. 6. 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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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치악산 둘레길 마지막 제3코스를 걸었다. 국립공원안내소에서 횡성군 강림면에 있는 태종대까지 15km쯤이다. 이름은 '수레너미길'이다. '수레너미'라는 이름은 조선 태종과 관련이 있다. 이방원을 가르쳤던 운곡 원천석 선생은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벼슬도 마다하고 치악산 자락에 숨어 살았다. 사람을 보내도 답이 없자 태종은 몸소 스승을 찾아 내려왔다. 임금이 수레를 타고 넘은 고개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걷다 보니 이 길을 진짜 수레를 타고 넘었을까 의심스럽다. 진짜라면 수레를 끄는 이들이 엄청나게 고생했을 것이다. 

흥망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처스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손이 눈물겨워 하노라

<청구영언>에 실려 있는 운곡 원천석 선생 시조 회고가(懷古歌)

1코스 '꽃밭머리길', 2코스 '구룡길'도 걸었는데 오늘이 가장 좋았다. 계곡을 끼고 걸으면 새소리와 함께 물소리까지 즐기수 있어 좋다. 함박꽃나무에 핀 꽃을 보았다. 목련을 닮았는데 흰 꽃잎 안에 수줍게 붉은 꽃술이 들어 있다. 너무 높은 가지에 피어 있어 제대로 담지 못함이 아쉽다. 오늘 처음으로 알았는데 북에서는 이 꽃을 '목란'으로 부르고 국화로 정했다고 한다. 오후에 비가 온다기에 끝까지 걷지 못하고 수레너미 고개에서 발길을 돌렸다. 날을 잡아 끝까지 걸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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