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 할인 바꿔야 한다::::수학과 사는 이야기

수능 수험생 할인 바꿔야 한다

사는이야기 2019. 11.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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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 수학 능력시험이 끝났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없으니 다행이다. 수능 수험생 할인으로 검색하면 수험표만 있으면 할인되는 온갖 상품이 나온다. 아이스크림이나 놀이동산부터 노트북까지 수험표 하나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참 많다. 고생한 수험생을 위한 할인을 탓할 일은 아니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 본다.

단지 수험표를 얻기 위해 시험을 보는 학생이 너무 많다. 올해 수시 모집은 268,776명(77.3%) 정시모집은 79,090명(22.7%)을 뽑는다. 충원으로 채우지 못한 인원은 정시로 넘어가고 논술과 같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있는 일부 인원을 감안해도 수능 시험을 꼭 보아야 하는 수험생은 25만을 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 수능 시험 접수한 수험생은 548,734명이다. 수능 1교시 국어영역 응시자 545,966명 가운데 5만 5414명(10.15%)이 결시했다고 한다. 수시모집 최종 합격이 결정된 학생은 응시료를 돌려받으려고 응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험장에서 백지 답안지를 내거나 아무 답이나 적어낸 학생과 포기원을 내고 중간에 나온 학생을 집계하면 적어도 10만 명은 될 것이다.

수능 시험장을 운영하는 일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수능 감독을 해야 하는 교사들 부담이 상당하다. 발자국 소리나 화장품 냄새까지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신경 쓰이는 일이다. 정감독을 맡는 고등학교 교사는 근무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 한다. 그나마 학생들이 시험을 열심히 보고 있으면 보람이라도 있다. 하지만 시험실에 따라서 시험을 제대로 보는 학생이 한둘에 불과할 때가 있다. 대부분 잠을 자고 시험 보는 한둘을 위해 교사 둘 또는 셋이서 두 시간을 꼬박 서서 있어야 한다.

수능 시험을 보는 학생만 고생한 것은 아니다. 수시 모집만 생각하고 학교 공부에 전념하는 것도 힘들다. 게다가 수능 시험을 치르지 않는 전문계 학생도 힘들다. 수능 시험공부도 힘들지만 자격증 시험공부도 힘들다. 대학을 가지 않고 바로 취업을 하는 이들도 놀이동산도 가고 노트북도 산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할인은 없다.

주민등록증으로 출생 연도만 확인하고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어떨까? 지금처럼 시험엔 관심 없고 수험표만 필요한 학생들은 응시하지 않아서 낭비되는 행정력을 줄일 수 있다. 초중고 12년을 잘 견딘 모든 학생과 혹시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은 청년 모두에게 공평한 할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 이것이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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