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매를 그만두지 않는 까닭
사는이야기 2020. 5. 6. 23:13얼마 전에 새로 산 노트북은 엘지 그램이다.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도 엘지다. 우리 식구 모두 아이폰을 쓴다. 나는 삼성을 쓰지 않는다. 엘지가 좋아서도 아니고 애플이 좋아서도 아니다. 오로지 삼성이 싫어서다.
내 삼성 불매 운동 역사는 너무 오래되어 햇수를 따지기도 어렵다. 블로그에 삼성 불매운동 스티커를 달았던 때도 있었다. 시작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다 병을 얻은 노동자들 때문이었다. 김용철 변호사가 쓴 책 '삼성을 생각한다.'를 보면 삼성 불매를 해야만 하는 까닭은 차고 넘친다. 삼성을 안 쓴다고 말하면 주위 시선이 곱지는 않다. 생각보다 삼성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다.
오늘 이재용 회장이 갑자기 사과를 했다. 사과문을 읽어 보니 글은 매끄럽게 잘 썼지만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재용 회장이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지키고 노동 3권을 보장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제까지 노조를 와해하기 위해 공작을 벌였던 일을 낱낱이 밝히고 그에 맞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이따위 사과문 몇 줄로 처벌을 피하거나 줄이겠다는 모습이 구차하게 보인다. 아마도 지금쯤 엄청난 일?을 했다고 자위하며 반응을 살피고 있을 것이다. 삼성 직원들 풀어서 댓글을 살피고 있을 수도 있겠다.
일본이 사과를 했다고 우기지만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것은 반성이 빠진 껍데기 사과에 그치기 때문이다. 말로 했던 사과를 뒤집는 작태도 여러 차례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이건희 회장도 예전에 가끔 사과를 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반성하지 않았다. 사법처리를 받았지만 삼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진정한 사과'로 구글링을 했더니 좋은 글들이 많다. 공교롭게도 엘지화학에 맘에 드는 글이 있다. 혹시나 해서 엘지와 아무 관련이 없음을 밝혀둔다. 하루빨리 삼성이 달라져서 나도 삼성제품을 사고 싶다.
https://blog.lgchem.com/2019/12/12_real_ap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