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게 추억을 빼앗기다
사는이야기 2020. 5. 7. 16:39이제 봄을 지나 여름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학교는 텅 빈 느낌이다. 학생은 없고 교직원만 있는 날이 이어지고 있다. 역시 학교는 학생이 있어야 한다. 원래 학생 수가 적어서 운동장을 가득 채운 모습은 보기 어려운 학교지만 그래도 풀이 잔뜩 난 운동장은 낯설다. 다행스럽게 다음 수요일부터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한다.
수업이 없을 때 짬을 내서 학교에 핀 꽃을 사진에 담았다. 요즘 구글 줌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는데 내일 수업 시작하기 전에 보여줄 요량으로 동영상도 찍었다. 사진과 영상을 찍으며 올해 학생들은 코로나에게 추억을 빼앗겼다고 생각했다. 꽃이 흐드러진 등나무 아래서 재잘거리며 추억을 쌓아야 할 때, 컴퓨터 앞에 앉아 수업 듣느라 바쁘다. 벌써 학교 오르는 길에 핀 철쭉이 시들고 있다. 얘들아 얼른 오너라.
코로나 때문에 얻은 것이 있다. 원격수업을 하느라 동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기술이 늘었다. 배경음악도 넣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