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아메리카

사는이야기 2020. 6. 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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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가 일어난 날 다급하게 속보를 전하는 앵커가 외쳤다. "America under attack" 워낙 인상적인 장면이라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뉴스 화면이 마치 영화처럼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지난 주말 뉴스 화면 속 아메리카는 불타고 있었다. 억울하게 경찰에게 살해당한 흑인 플로이드로 일어난 시위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대통령인 트럼프가 군대를 동원해 총으로 제압할 수도 있다는 투로 말했으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https://edition.cnn.com/us/live-news/george-floyd-protests-05-31-20/index.html

 

Live updates: George Floyd protests spread across America

Protests following the death of George Floyd, a black man who pleaded that he couldn't breathe while he was held down with a knee by a Minneapolis police officer, have spread nationwide. Follow here for the latest updates.

www.cnn.com

요즘 미국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과연 세계를 이끌어가는 제국으로서 자격이 있는가 의심스럽다. 카오스가 따로 없다. 깜도 안 되는 대통령을 뽑아 놓았으니 코로나 19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다. 10만 명이 넘게 죽었는데도 경제를 살리기 위해 거리두기를 풀자며 총을 들고 시위에 나선 이들도 있다. 사망자 대다수가 못사는 유색인종이라서 백인 보수 정권이 신경쓰지 않는다는 음모론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인종차별이 있다고 하지만 플로이드도 분명한 미국 사람인데 전쟁터에서 붙잡힌 포로보다 더 못한 취급을 받다가 끝내 살해되고 말았다.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인 사람들이 총을 들고 나서지 않은 것이 어쩌면 이상하게 여겨진다. 홍콩 보안법을 두고 중국을 신나게 헐뜯던 모습이 가소롭게 여겨진다. 미국이나 중국이나 오십 보 백 보고 도 긴 개 긴이다. 똥 묻은 개가 겨 붙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 이 와중에 죽어나가는 사람은 죄도 없는 민중이다. 미국도 중국도 아닌 우리나라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로마가 영국이 그랬듯이 아메리카 제국도 몰락할 것이다. 어쩌면 머지않아 미국이 저무는 모습을 보게 될 듯하다.

불타는 아메리카를 보면서 80년 광주를 떠올린다. 엄청난 혼란 속에서도 약탈은 일어나지 않았으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박근혜 퇴진을 가져온 촛불 집회도 우리나라 시민 의식이 아메리카보다 한 수 위임을 보여준다. 이제 미국을 벗어나 우리 스스로 가야 할 길을 찾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20/05/30/us/george-floyd-protest-photos.html

 

Photos From the George Floyd Protests, City by City

Scenes from the protests over racism and police violence that have erupted across the country.

www.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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