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입문과 연립방정식
수학이야기/중학수학2 2022. 5. 13. 12:58산학입문(算學入門)은 조선시대 학자인 황윤석이 편찬한 [아수신편]에 22편으로 들어 있다. 이름 그대로 산학에 이제 막 들어서는 초보자를 위한 책인 모양이다. 교과서를 보다가 이 책의 존재를 알았다. 동아출판 중학교 2 수학책 연립방정식 단원 첫머리에 나오는 문제다.
닭과 토끼는 모두 합하여 100마리인데 그 다리의 총수는 272이다. 닭과 토끼는 각각 몇 마리인가?
닭은 $x$마리, 토끼는 $y$마리가 있다고 하자. 주어진 조건을 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begin{align}x+y=100\tag{1}\\2x+4y=272\tag{2}\end{align}
중국 고대 수학책인 구장산술(九章算術)은 이름대로 모두 9개의 장이 있는데 그 가운데 8 장이 바로 방정(方程)이다. 우리가 오늘날 쓰고 있는 방정식이란 말의 뿌리다. 여기에도 연립방정식이 나온다.
지금 상급 벼가 7단 있다. 거기서 나오는 벼의 양을 1말 줄이고, 여기에 하급 벼 2단으로 채우면 벼의 양이 모두 10말이 된다고 한다. 또 하급 벼가 8단 있다. 거기에 벼 1말과 상급 벼 2단을 섞으면 벼가 모두 10말이 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급 벼와 하급 벼 1단에서 각각 얼마의 벼를 낼 수 있는가?
상급 벼에서는 벼 $x$말, 하급 벼에서는 벼 $y$말을 낼 수 있다고 하자. 오늘날 쓰고 있는 식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begin {align}7x-1+2y=10\tag {1}\\8y+1+2x=10\tag {2}\end {align}
정리하자.
\begin {align}7x+2y=11\tag {1}\\2x+8y=9\tag {2}\end {align}
참고
1. 미지수를 포함한 등식을 방정식과 항등식으로 나눌 수 있다. 방정식은 미지수의 값에 따라 참과 거짓이 결정되는 등식이다. 항등식은 미지수의 값에 상관없이 항상 참인 등식이다.
2. 구장산술에서는 방정식을 풀 때, 오늘날 행렬처럼 계수만 따로 모아 사각형 모양(方)으로 늘어놓고 옮기면서 계산하는 과정(程)을 통해 해를 구했다. 이때 산가지를 써서 계산하는데 양수는 정수(正數), 음수는 부수(負數)로 부르며 썼다고 하니 정수론은 동양이 서양보다 상당히 앞서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