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선운사_겨울 풍경

사는이야기/여행음식 2024. 1. 27. 20:00
반응형

도솔산선운사를 처음으로 찾은 때는 2003년이었다. 최영미 시인이 쓴 시에서 이름만 듣고 찾아갔는데 눈이 참 많이 내렸다. 그러나 참 좋았다. 10여 년쯤 전에 아이들과 함께 갔을 때도 눈이 왔는데 올해는 며칠 전에 눈이 내린 다음이라 더 잘 볼 수 있었다. 주위는 엄청나게 개발되어 그때와는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여전히 좋다. 

아주 오래된 추억이 어린 동백장이 아직도 영업 중이라 놀랐다. 점심 먹으러 간 식당 사장님께 물어보니 옛날 주인 부부는 모두 돌아가시고 아들이 물려받아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 찾았을 때는 당연히 사라졌을 것으로 생각하고 찾지도 않았는데 다음에 찾을 때까지 있어서 꼭 하룻밤 묵어보았으면 좋겠다. 풍천장어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맛있다.

선운사에서

꽃이
피는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