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수기: 수를 창조한 이야기::::수학과 사는 이야기

창수기: 수를 창조한 이야기

수학이야기 2025. 4. 2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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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은 부분이 없는 것이다. 점에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찰나였다. 갑자기 점이 폭발하자 모든 것이 튀어나왔다. 빛은 순식간에 끝없이 이어져 선이 되고 곧 면이 되더니 공간을 빈틈없이 채웠다. 하늘이 땅과 떨어져 위로 오르자 세상이 드러났다. 드러난 세상 만물 사이에 인간이 있다. 아직 인간의 로고스는 어둠 속에 잠들어 있다. 로고스를 깨울 또 다른 빛이 필요했다. 그것은 바로 수였다.

자연수

처음에 나타난 수는 자연수이다. 자연수가 없을 때, 인간에겐 '같다'와 '다르다'가 있었다. 과연 오늘 채집한 사과는 동굴에 두고 온 아이들 입에 하나씩 넣을 수 있을까?

그다음은 '남는다'와 '모자라다'가 나왔다. '크다'와 '작다'도 나왔다.

어렵게 말하면 일대일대응이 있으면 '같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간단한 수는 열 손가락만 있어도 되지만 발가락까지 동원해도 셀 수 없는 큰 수가 필요하다. 이때 매듭이나 공깃돌을 사용했을 것이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물건을 세다가 만들어진 수가 바로 자연수(Natural number)이다. 로마 숫자나 중국 숫자를 보면 막대로 수를 나타내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집합으로 나타낼 때는 Natural에서 앞 글자인 $\mathbb{N}$으로 쓴다.

일상에서는 수와 숫자를 구별하지 않고 쓴다. 하지만 수학에선 구별해서 쓰는 것이 낫다. 

수는 개수를 세고 크기를 측정하고 레이블을 지정할 때 사용하는 수학적 개체이고 숫자는 수를 나타내는 기호이다. 영어로 수는 numbers , 숫자는 numerals로 구별하여 쓴다.

하나를 뜻하는 자연수는 한 가지이지만 이를 나타내는 숫자는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다. 수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숫자는 그 개념을 표현하는 기호이다.

페아노 공리로 자연수를 엄밀하게 정의하기까지 걸린 세월을 생각하면 자연수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수이다. 하지만 자연수는 인간이라면 대부분 쉽게 깨우칠 수 있는 수이다.

정수

다음은 정수이다. 한자로 整數이다. 자연수와 마찬가지로 가지런히 잘 정돈된 수이다. 영어로는 integer인데 집합으로는 독일어의 Zahlen의 앞 글자를 따서 $\mathbb{Z}$로 쓴다.

정수 개념을 깨우치려면 먼저 $0$을 알아야 한다. 아무 것도 없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기준을 나타내기도 한다. 음과 양을 같이 생각하는 동양은 아주 이른 시기에 0과 음수를 수로 인정했지만 서양은 달랐다. 아주 오랫동안 음수는 수로 인정하지 않았다. 참고: 0과 관련한 이야기

 

왜 1세기 앞이 0세기가 아닐까?

오늘날 사람들은 0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 어쩌면 하찮게 여기고 있다. 하지만 수학에서 0이 하는 역할을 생각하면 0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수이다. 사실 인류가 0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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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식  $x+3=10$은 자연스럽게 여겼으나 $x+5=5$나 $x+5=2$는 해가 없다고 생각했다. 해가 없는 일차방정식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 자연수에 0과 음의 정수를 더해 범위를 넓힌 수가 바로 정수이다. 이때 자연수는 양의 정수라고 부른다.

정수만으로는 방정식 $2x=4$은 해결할 수 있지만 $2x=3$은 해결할 수 없다. 새로운 수가 필요하다. 

유리수

유클리드 원론 5권에서 비(ratio)를 다룬다. 자연수 사이의 비는 분수꼴로 적을 수 있다. (참고: 비와 율 그리고 비율) 여기서 유리수의 개념을 찾을 수 있다. 유리수는 방정식으로 생각하자면 $2x+3=6$을 풀기 위해 필요한 수라고 보면 된다.

유리수는 $\displaystyle{\frac{b}{a}}$(단, $a,b$는 정수, $a\not=0$)의 꼴로 나타낼 수 있는 수이다.

유리수는 영어로 rational number인데 집합으로 표현할 때는 이탈리아어 몫(quoziente)의 앞 글자 $\mathbb{Q}$를 쓴다. 고대 그리스 수학에선 자연수의 비(ratio)로 나타낼 수 없는 수를 비이성적인(irrational) 수로 보았다. 달리 말하면 이성적인 수는 자연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리수가 아니라 유비수로 번역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이미 때가 늦어서 불가능하고 굳이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고 여겨진다.

임의의 서로 다른 유리수 사이엔 항상 유리수가 있다. 평균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a$, $b$가 유리수라면 $\displaystyle{\frac{a+b}{2}}$도 유리수이고 $a<b$라면 $$a<\frac{a+b}{2}<b$$이다. 이것은 유리수가 빽빽하다는 걸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유리수에 가장 가까운 유리수는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는 불가능하다. 유리수는 조밀하다고 말한다.

무리수

피타고라스도 유리수가 아닌 수를 인지하고 있었다. 피타고라스 정리는 자연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수를 필연적으로 품고 있다.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빗변의 길이는 아래와 같은 식으로 구한다.

$$x^2=1^2 +1^2\,\,\,x^2 =2$$

2의 양의 제곱근인 $\sqrt2$가 대표적인 무리수이다. 원주율이나 오일러의 수도 대표적인 무리수이다. 무리수도 유리수와 마찬가지로 무수히 많다. 

무리수가 있어야 방정식 $x^2 =4$를 넘어 $x^2 =3$과 같은 방정식을 해결한다.

실수

유리수와 무리수를 통틀어 실수(Real number)라고 부르고 집합으로는 $\mathbb{R}$로 적는다. 실수는 완비성(completeness)을 가진 구조가 된다. 완비는 빈틈이 전혀 없이 완전히 꽉 차 있음을 말한다. 유리수는 빽빽하지만 완전히 꽉 차 있지 않고 무리수라는 빈틈이 있다.

복소수

제곱근인 무리수를 이용해도 해를 구할 수 없는 이차방정식까지 일반적인 해를 구하려면 새로운 수가 필요하다. 참고: 허수의 등장

 

허수의 등장

수학자들이 사랑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식이다.$$e^{i\pi}+1=0$$수학에서 중요하게 쓰는 상수가 다섯이나 있다. $0,\,\,1,\,\,\pi,\,\,e$ 그리고 $i$가 있다. 허수단위인 $i$는 고등학교 1학년 공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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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수의 제곱근인 허수까지 포함하는 복소수의 범위까지 수를 확장하면 근의 공식으로 모든 이차방정식의 해를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다.

복소수까지 수를 확장하면 모든 $n$차 방정식은 $n$개의 일차식으로 인수분해할 수 있다. 따라서 중근까지 고려한다먄 모두 $n$개의 해를 가진다. 

인간은 수를 창조한 것인가? 발견한 것인가?

우주는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으며, 이 언어의 문자는 삼각형, 원, 기타 기하학적 도형이다. 이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우주의 단 한 글자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수학은 수로 쓰여 있다. 수를 이해하지 못하면 수학을 이해할 수 없다. 당연히 수를 이해하지 않고선 우주를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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