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명의 힘

수학이야기/기하벡터 2014. 5. 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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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공식을 외워서 답을 구하면 되지 왜 어려운 증명을 하는가? 대부분 학생들이 수학은 계산으로 답을 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을 뿐 증명이 훨씬 중요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a^2 +b^2 =c^2 $$ 

주비산경

 

피타고라스 정리는 피타고라스 이전에 이미 널리 알려진 공식이었습니다. 이집트와 바빌로니아는 물론 중국에서도 직각을 만드는 수 3,4,5는 알고 있었으며 그리스보다 훨씬 정확한 계산으로 완벽한 직각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피타고라스 정리로 부르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피타고라스가 처음으로 추상적 증명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어떻게 증명했을까 살펴보겠습니다.

참고로 피타고라스가 살았던 시대엔 아라비아 숫자도 방정식도 심지어 구구셈도 없었습니다. 그저 정사각형의 넓이는 한변 길이를 제곱하면 된다는 사실만으로 증명했습니다.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는 여러 가지 그림이 있는데 피타고라스가 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증명을 확인해 봅시다. 오늘날을 간단한 곱셈공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피타고라스가 살던 그리스 시대처럼 증명을 한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삼각형의 두변을 각각 $a,b$로 놓습니다. 우리 아들과 딸 이름인 현수와 현서로 놓아도 됩니다. 줄만 새로 그으면 피타고라스 정리가 간단하게 증명됩니다.

피타고라스의 뒤를 이은 유클리드는 자신의 체계에서 직관에 근거한 무의식적 가정이나 추측이나 부정확성을 추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그 유명한 '원론(The Elements)'를 썼습니다. 이집트나 바빌로니아가 훨씬 더 정확한 근삿값을 구했지만 실용적인 것에 머물렀을 뿐 새로운 수학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은 그리스처럼 엄밀하고 추상적인 증명을 통한 탐구를 게을리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리스가 로마에 정복당한 이후 그리스 철학이 기독교에 짓눌린 천 년이 넘는 세월을 묻혀 있었지만 마침내 피타고라스나 유클리드가 뿌린 씨앗은 싹을 틔워 중세의 어둠을 몰아내고 마침내 찬란한 꽃을 피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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