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원을 향하여
수학이야기 2015. 6. 21. 14:37바퀴, 병뚜껑, 베어링$\cdots$. 우리 주위에 원으로 부르는 물건이 참 많다. 그러나 모두 완전한 원은 아니다. 잉카엔 종교때문에 수레바퀴가 없었다고 한다. 잉카를 제외한 다른 모든 문명에 바퀴가 있었다. 수레 바퀴를 더 원에 가깝게 만들수록 효율이 좋다.
아래 그림은 $n=3$부터 $n=30$까지 정$n$각형을 차례대로 그린 것이다. 보이는대로 점점 둥글어진다. 마직막 정30각형은 원이라고 해도 믿을 것이다. 사실 완벽한 원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수학에서 원은 한 정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모든 점의 집합으로 정의한다. 옛날 사람들은 완전한 원에 가까운 수레 바퀴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수레 바퀴가 한 바퀴 돌면 얼마나 앞으로 나가게 될까? 실험에 의해 $3$보다 크다는 것을 고대인들도 알고 있었다. 나아가 지름과 원둘레 사이에 상수비율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원의 지름과 둘레의 비율이 원주율인데 $\pi$(1700년경부터)로 나타낸다. $\pi$의 근삿값을 측정에 의해서 얻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1mm까지 정확하게 재는 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엄청나게 커다란 바퀴를 굴려야한 한다. 실제로 바퀴를 굴리지 않더라도 제법 큰 원을 그리고 그 둘레를 재야 한다. 기원전 2000년경에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displaystyle{3\frac{1}{8}(=\sim3.125)}$을 얻었고 고대 이집트인들은 $\displaystyle{3\frac{1}{7}}$ 또는 $\sim3.143$을 사용했다.
$$\pi=\frac{\text{둘레}}{\text{지름}}$$
아래에 표에 있는 근삿값은 측정에 의해 얻기 어렵다. 인간이 한계를 만났을 때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역시 수학이다. 아르키메데스는 정다각형의 변의 수를 늘려가면 원에 한 없이 가까워짐을 이용했다. 그는 정 96각형은 충분히 원에 가깝다고 생각하여 근삿값을 구했다. 계산기도 없이 소숫점 아래 세자리까지 정확하게 구한 것은 수학의 힘이다. 아르키메데스에게 계산기만 있었다면 미적분은 훨씬 더 빨리 수학사에 나타났을 것이 분명하다.
1671년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그레고리는 아래와 같은 정리를 찾았다.
$$\theta=\tan\theta-\frac{1}{3}\tan\theta +\frac{1}{5}\tan\theta-\frac{1}{7}\tan\theta+\frac{1}{9} \tan\theta-\cdots$$
$\displaystyle{\theta=\frac{\pi}{4}}$일 때는 아래와 같다.
$$\pi=4\left(1-\frac{1}{3}+\frac{1}{5}-\frac{1}{7}+\frac{1}{9} - \frac{1}{11}+\cdots\right)$$
이 급수는 $\pi$ 수렴하지만 불행하게도 300개 항을 더해도 소수 둘째 자리까지만 정확하다. 하지만 단지 분수 급수의 합으로 원주율의 근삿값을 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이때부터 수학자들은 더 빠르게 수렴하는 급수를 찾아내기 시작하였다. 뉴턴 급수로 알려진 아래의 급수는 처음 4개 항으로 $3.14115$를 얻을 수 있다.
$\displaystyle{\pi =6 \Big(\frac{1}{2}+\frac{1}{2\cdot3\cdot2^3}+\frac{1\cdot 3}{2\cdot4\cdot 5\cdot2^5 }+\frac{1\cdot 3\cdot5}{2\cdot4\cdot 6\cdot7\cdot 2^7 }}$
$\displaystyle{\quad\quad\quad+\frac{1\cdot 3\cdot5\cdot7}{2\cdot4\cdot 6\cdot8\cdot9\cdot 2^9 }+\frac{1\cdot 3\cdot5\cdot7\cdot9}{2\cdot4\cdot 6\cdot8\cdot10\cdot11\cdot 2^{11} }+\cdots \Big)}$
옛날 사람들도 손가락은 열인데 왜 십진법보다 육십진법을 썼을까? 고대 문명을 만든 이들은 하늘에 있는 별의 움직임으로 시간을 쟀을 것이다. 별은 원을 따라 운동하는 것으로 여겼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정할 때 어떤 별이 원둘레를 얼마나 움직였는가로 나타내려고 했을 것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도 원을 6등분 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원둘레를 반지름으로 잘라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직각을 만드는 4등분도 쉽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4와 6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수는 $$12,24,36,48,\cdots,346,360,372,\cdots$$가 있다. 이 가운데 360은 약수가 아주 많다. 게다가 1년의 날 수에 가깝기도 하다. $360=12\times30$에서 30은 달의 공전주기와 비슷하다. 하루는 24시간으로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1도보다 더 정밀한 각을 잴 필요가 생겼을 때 60등분한 한 부분(라틴어 pars minuta->minute parts)으로 간단히 분(minute)으로 나누었다. 16세기 광학 망원경의 발달로 1분을 다시 60등분한 두 번째 부분(pars minuta secunda)로 초(second)가 도입되었다. 19세기말에 이르러 거의 모든 과학 책이 10진 표기법으로 쓰일 때까지 60분법이 널리 쓰였다. 25분은 $\displaystyle{\frac{25}{60}}$도로 쓰지 않고 $0.41667$도로 쓰는데 분모에 6이 있어 유한소수로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지만 어차피 측정과 관측에 오차가 있기 마련이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아직도 측량과 항해에서는 도-분-초를 쓰고 있다고 한다.
$$32^o \;\;44^{\prime}\;\;27^{\prime\prime}=\bigg(32+\frac{44}{60}+\frac{27}{3600}\bigg)^o=32.74083^o$$
참고 : 원의 역사(어니스트 지브로스키 지음)-경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