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이 피면 가을이 깊어진다
사는이야기 2020. 9. 23. 10:22느릿느릿 학교 이곳저곳을 거닌다. 학교 보안관님이 교정에 심은 메밀이 꽃을 피웠다. 가을이 깊어간다. 해마다 이맘때 들개미취가 피는 곳을 아는데 아직 피지 않았다. 대신 여기저기 미국 쑥부쟁이가 한창이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아이들이 없는 빈 교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에게 체육시간마저 빼앗긴 아이들이 뛰지 않는 운동장엔 풀이 한가득이다. 무슨 나무인지도 모르게 칡덩굴이 뒤덮인 풍경도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낯선 모습이다. 원주에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를 받았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이리도 힘들 줄 몰랐다.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