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다가 이루려는 것은?

사는이야기 2021. 1. 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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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다. 겨울 방학 때는 파이선으로 기계학습을 구현하는 프로그래밍을 공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의미 있는 성과를 낼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세돌을 이겨 세상에 충격을 주었던 알파고의 뒤를 잇는 인공지능이 여럿이다. 이제 바둑을 중계할 때 인공지능이 해설하는 기사보다 더 정확하게 승부를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알파고는 바둑만 잘 두는 것이니 인간의 지능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러니 영화처럼 인간에 맞서는 인공지능 따위를 걱정하는 것은 아직은 기우다.

기사를 읽다가 스캐터랩이 내놓은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인 '이루다'를 알았다. '이루다'는 실제 연인들이 나눈 대화 100억건을 딥러닝으로 학습하여 실제처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그런데 일부 사용자들이 '이루다'를 성희롱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스캐터랩은 예상했던 문제이므로 개선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예상하지 못했다면 바보다. 이루다를 20대 여성으로 정한 것을 보면 어쩌면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스캐터랩을 비난만 하기는 어렵다. 이제 인터넷이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 한 구석엔 포르노가 넘쳐난다. 인터넷은 조주빈과 같은 정신병자를 만들기도 했다. 과연 이루다가 이루려는 것은 무엇일까?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면 서비스를 멈추어야 한다. 성공하더라도 사회에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스캐터랩 누리집 갈무리

수학 선생으로서 어떤 인공지능이 필요할까 생각해 본다. 인공 '유클리드'나 '피타고라스'는 어떨까 싶다. 사람처럼 대화하면서 기하학을 가르치는 인공지능 말이다. 가치 판단이 필요한 인문학은 몰라도 수학을 주제로 대화하고 가르치는 인공지능은 이상한 길로 빠질 위험이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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