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에서 만난 정태춘 박은옥::::수학과 사는 이야기

열린음악회에서 만난 정태춘 박은옥

사는이야기 2019. 4. 7. 19:57
반응형

우연히 '열린 음악회'를 보았다. '정태춘 박은옥 40'이란 제목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두 분 노래로 채워졌다. 지난번에는 '불후의 명곡'에 나온 모습을 보았는데 한국방송이 많이 달라졌다. 전두환 일당에게 준 훈장을 모조리 거두어들이기 전에는 붉은 꽃을 심지 말자고 노래하는 '5.18'을 들었다. 전인권 님이 '떠나가는 배'를 불렀다. 많이 달라 보이는 두 분이 친구인 줄은 몰랐다. '북한강에서'를 들으니 옛 생각이 절로 난다. 구성지지만 힘 있는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92년장마,종로에서 ......................................................작사/작곡/노래 정태춘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의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 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워......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가는구나, 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 쯤에선 뭐든 다 보일게야
저 구로 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 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훠이, 훠이... 훠이, 훠이...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빛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 하늘 높이
훨, 훨, 훨.....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