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사는이야기 2019. 8. 6. 17:04날이 뜨겁다. 오전에 잠깐 자전거를 탔다. 금대초등학교에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엉성하지만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과 잘 어울린다. 일본이 경제전쟁을 일으킨 8월, 자주 보았던 풍경이지만 느낌이 새롭다. 옛날엔 학교마다 무궁화동산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 나라꽃이라고는 하지만 무궁화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 가족봉사 활동으로 지난해 무궁화 묘목을 받아왔는데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제 와 생각하니 매우 안타깝다.
처가인 홍천군 서면 반곡리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모곡리가 있다. 도로 이름은 한서로인데 한서 남궁 억 선생님 호를 딴 이름이다. 남궁 억 선생은 1918년 고향으로 돌아와 학교를 세우고 한편으로는 무궁화 묘목을 널리 보급하는 운동을 벌였다. 노래 <무궁화동산>도 직접 지으셨다고 한다.
우리의 웃음은 따뜻한 봄바람
춘풍(春風)을 만난 무궁화동산
우리의 눈물이 떨어질 때마다
또다시 소생하는 우리 二千萬(이천만)
빛나거라 三千里(삼천리) 무궁화동산
잘살아라 二千萬(이천만)의 高麗族(고려족)
선생은 1933년 이 노래를 가르쳤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혀 8개월 동안 옥살이를 하셨다. <무궁화 동산 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에서 선생에게 붙여진 죄명은 국가보안법 위반이었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보안법은 악법이다. 일제는 학교를 빼앗아 공립학교로 만들고 선생이 아끼던 무궁화 묘목 8만 여 그루도 불살라 버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