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면 봄이 보인다

사는이야기 2019. 4. 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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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아쉬움이다. 언제 오나 기다림에 지칠 때쯤 갑자기 눈부신 빛깔로 왔다가 제대로 즐길 짬도 주지 않고 잰 걸음으로 지나가 버린다. 자전거 타면 봄이 더 잘 보인다. 운동장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봄맞이꽃을 찍었다. 개천 옆 벚꽃은 단 며칠 만에 흐드러진다. 벚꽃만큼 봄을 잘 나타내는 꽃은 없다.

낡은 건물 앞에 선 목련은 벌써 지쳐 색이 바래고 있다. 아쉽게도 빠른 세월을 생각하다 떠오른 시가 있다. 동백꽃이 아니라 벚꽃이더라도 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시를 처음 읽을 때 서른 즈음이었는데 벌써 오십이 넘었다. 오십 잔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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