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몽
사는이야기 2019. 6. 8. 20:27
주인공은 나비인가 엉겅퀴인가? 날이 좋아서 자전거를 탔다. 거리는 이제 여름 느낌이 물씬 난다. 기분 좋게 달리다 본 다리 밑에 달아 놓은 현수막에 짜증이 확 오른다. '행동하는 애국자? 태극기 집회 참가자 모집' 멍청하면 용감하다. 아니 무모하다가 맞을 것이다. 저들 가운데 몇몇은 아마도 혁명을 꿈꾸고 있지 않을까 싶다. 작은 촛불에서 시작한 촛불 혁명처럼 말이다. 어쩌면 허리케인을 만드는 나비의 날갯짓을 꿈꾸고 있으려나. 아무튼 끈기는 대단하다. 어떤 이는 하루 품팔이로 참가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버스비와 점심값은 주최측에서 제공일 것이니 하는 말이다. 아니면 말구. 꿈 꾸는 것은 자유지만 꿈에서 깰 때 느끼는 허무함은 본인 몫이다.
나비가 될 줄 알았던 애벌레가 나방이 되면 많이 슬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