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암해변_파도 위를 거닐다
사는이야기/여행음식 2026. 1. 27. 14:35퇴근하다가 잠깐 짬을 내서 추암해변을 들렀다. 요즘 홀로 사진을 찍으러 갈 때가 더러 있다. 취미로 사진을 찍으면서 느릿느릿 걸으며 찬찬히 살펴보는 습관이 생겼다.
먼저 초광각 렌즈를 달고 한 바퀴 돌았다. 역시 화각이 엄청나게 넓다. 정자에 가까이 다가서서 찍어도 전경이 다 나오고 옆에 있는 나무까지 나온다.




사진을 찍은 렌즈 AF Nikkor 14mm f/2.8D ED는 화각이 무려 114°이고 최단 촬영 거리는 20cm이다. 너무 넓게 나와서 바다에 솟은 형제바위는 바다에 빠지지 않고서는 크게 담을 수 없다. 그냥 찍어도 마치 파노라마로 찍은 느낌이 난다. 형제바위와 촛대바위를 한꺼번에 담을 수 있다. 렌즈가 불룩하게 튀어나온 까닭인지 플레어가 잘 생긴다.


맨 위에 있는 해암정 바로 옆에 펼쳐진 바위도 능파대라 부르고 촛대바위 위쪽에 세운 정자 이름도 능파대이다. 추암으로 불리던 이름에 더해 한명회가 붙인 이름인데 '능파'는 조조의 아들 조식(曹植)이 <낙신부>에서 물의 신(낙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능파미보(凌波微步 - 물결 위를 가볍게 걷다)"라고 묘사한 데서 유래했다. 추암(湫岩)은 '물웅덩이 추와 바위 암'으로 새긴다고 하니 능파가 훨씬 좋은 이름으로 느껴진다.





새해 첫날은 해돋이를 보러온 이들로 가득 찼을 해변이 텅텅 비었다. 웃는 얼굴로 백사장을 지키는 망루는 지난여름을 그리워하고 있을까 아니면 새로운 여름을 기대하고 있을까? 동해 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문구 '너에게 감동해'가 새롭다.





요즘은 트렁크에 니콘 80-200mm f/2.8D ED를 넣고 다닌다. 집에 오려다 렌즈를 바꾸고 다시 반 바퀴쯤 돌았다. 망원은 게으른 렌즈다. 해변에 가만히 앉아서 링만 돌리면 형제바위를 코앞으로 당겨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200mm가 아니라도 괜찮다. 당겨서 보니 작지만 나무도 보이고 새도 보인다. 바위가 아닌 섬이 되려면 사람이 살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렌즈을 바꾸며 사진을 찍다 보면 카메라 바디가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야말로 헛된 욕심이다. 이제는 무거워서 렌즈도 따로 들고 다니지 않으니 말이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