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을 찾아서
사는이야기 2026. 6. 17. 15:55전교조가 결성되던 1989년 교사를 꿈꾸는 사범대 학생이던 나는 훗날 자연스레 전교조 교사가 되었다.

이제는 아는 사람만 아는 '참교육의 함성으로'를 크고 작은 모임에서 목놓아 부르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전교조 누리집에는 '참교육 마당'이 따로 있고, 전교조는 해마다 '전국참교육실천대회'를 열고 있다. 여전히 전교조 로고엔 참교육이란 글자가 또렷하게 적혀 있다.

언제부턴가 다른 곳에서 말하는 '참교육'은 그 뜻이 달라졌다. '참교육 받아야한다.'는 '너 좀 맞아야겠다.'는 뜻으로 쓰인다.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가 매우 좋다. 제목이 전교조를 향한 비아냥처럼 들려서 드라마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우연히 알고리즘을 타고 쇼츠에 등장한 영상을 보고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드라마를 찾아보았다. 아직 다 보진 못했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다행스럽게 비아냥보다는 블랙 코미디에 가깝다.
드라마 참교육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제법 많은 아이들이 알고 있다. 이미 웹툰으로 본 아이들도 있는 모양이다. 아무래도 수학 시간엔 엎드려 자거나 딴짓을 하는 이이들이 많다. 수포자로 불리는 아이들에게 가끔 20세기엔 용서받기 어려운 일인데 21세기라 봐준다는 농담을 하곤 한다. 21세기 아이를 20세기처럼 다룰 수 없으니 별다른 뾰족한 방법은 없다. 깨우면 일어나는 기척이라도 하는 걸 기특하다고 해야 하는 세상이다.
새로 당선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드라마에 나오는 '교권보호국'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저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얄팍한 수라고 본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꾸리겠다는 말도 나온다. 다 어이없고 부질없는 일이다. 학교를 그 이름에 걸맞도록 배우고 익히는 마당으로 만들어야 학교를 살릴 수 있다. 공부만 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어질렀으면 청소도 해야 하고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고 반성도 해야 한다. 복도와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 앞에서 버젓이 쓰레기를 버리는 놈은 배울 자격이 없다.
갑자기 언제, 누가 '참교육'이란 말을 처음으로 썼는가 궁금하다. 검색하니 이오덕 선생님이 나온다. 선생님이 쓰신 책을 몇 권 읽고 감명을 받았던 터라 무척이나 반가운 이름이다. 기사를 여기에 다시 옮겨 두려고 한다. <참 교육으로 가는 길>을 읽었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기사에 뽑아 넣은 글귀는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온다.
"나는 교육자가 진짜 교육자가 되려면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리만 쓰는 노동뿐 아니라 몸도 열심히 쓰는 노동을 해야 참교육을 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을 고루 다 쓰기에 교원이란 좋은 직업이고 교사들은 행복하다. 머리만 쓰는 사람은 불행하다. 몸만 쓰는 사람도 불행하지만, 머리만 쓰는 사람은 더 불행하다. 더구나 교육자가 머리만 쓸 때 그 자신만 불행한 것이 아니라 그가 가르친다고 하고 있는 아이들까지 불행하게 만든다."
<참 교육으로 가는 길>(한길사, 1990) 29~30쪽
"쉬는 시간에도 점심시간에도 놀게 해 주십시오.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납니다. 아이들은 놀 권리가 있습니다. 놀고 있는 동안에 서로 돕는 삶을 배우고, 어려움을 이겨내는 슬기를 배우고, 정을 나누게 되고, 살아 있는 말을 배웁니다. 놀아 보지 못한 아이들은 병신이 됩니다. 아이들의 놀 권리를 빼앗는 것은 교욱이 아니요, 어른의 폭행입니다.
유년시절과 소년시절에 운동장에서, 골목에서, 산과 들에서 냇물과 바닷가에서 동무들끼리 즐겁게 놀아본 기억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고향과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애국교육은 지긋지긋한 국기 그리기나 무궁화 그리기의 되풀이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아이들이 즐겁게 놀 때 선생님들도 함께 놀아주십시오. 그러면 그 놀이가 아이들도 모르게 저절로 공부가 될 것입니다. 그 밖의 다른 실습이나 작업을 할 때도 놀이가 연장된 상태에서 할 수 있다면 이보다 훌륭한 교육이 없겠습니다."
<참 교육으로 가는 길>(한길사, 1990) 82~83쪽
이오덕 선생, 아이들에게 바친 삶의 흔적들
지금 언론 보도나 여러 분들이 추모하는 글을 보면 이오덕 선생님이 해온 많은 일 가운데 평생 교육자의 길을 걸은 분이며 어린이문학가이고 우리 말 바로쓰기를
www.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