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입체도형을 한눈에 푸는 비밀, 정사영(Orthogonal Projection)
수학이야기/기하 2026. 10. 8. 11:52기하학에서 정사영(正射影)은 입체도형이나 공간의 요소를 특정 평면이나 직선 위에 수직으로 떨어뜨려 맺히는 ‘가장 단정한 그림자’다. 겉보기에는 단순히 3차원 대상을 납작하게 눌러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수학에서 정사영은 복잡한 공간 문제를 다루기 쉬운 평면 문제로 전환하는 강력한 도구다.
평면 $\alpha$에 있지 않은 한 점 $P$에서 평면 $\alpha$에 내린 수선의 발을 $P^{\prime}$라고 할 때, $P^{\prime}$은 점 $P$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이다. 또 도형 $F$에 속하는 각 점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으로 이루어진 도형 $F^{\prime}$는 도형 $F$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이다. 점, 직선, 다각형, 구의 평면 위로의 정사영을 생각해 보자.

예제 직선 $l$과 평면 $\alpha$가 수직이 아닐 때, 직선 $l$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 $l^{\prime}$은 직선임을 보여라.
그림과 같이 직선 $l$ 위의 두 점 $A,B$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을 각각 $A^{\prime},B^{\prime}$이라 하면 $\overline{AA^{\prime}}//\overline{BB^{\prime}}$이므로 두 직선 $AA^{\prime},BB^{\prime}$은 한 평면 $\beta$를 결정한다.

이때, $\overline{AA^{\prime}}\bot\alpha$이므로 $\alpha\bot\beta$이고, 평면 $\alpha,\beta$의 교선은 직선 $A^{\prime},B^{\prime}$이다.
직선 $l$은 평면 $\beta$ 위에 있으므로 직선 $l$ 위의 점 $P$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 $P^{\prime}$은 평면 $\beta$와 $\alpha$의 교선인 직선 $A^{\prime},B^{\prime}$ 위에 있다.
따라서 직선 $l$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은 직선 $A^{\prime},B^{\prime}$이다.
직선 $l$과 평면 $\alpha$가 한 점에서 만나고 서로 수직이 아닐 때, 직선 $l$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을 직선 $l'$이라 하자. 이때 두 직선 $l$과 $l'$이 이루는 각을 ‘직선 $l$과 평면 $\alpha$가 이루는 각’이라고 한다

정리
선분$AB$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을 선분 $A^{\prime},B^{\prime}$이라 하고, 직선 $AB$가 평면 $\alpha$와 이루는 각의 크기가 $\theta$이면$$\overline{A^{\prime}B^{\prime}}=\overline{AB}\cos\theta $$

정사영은 두 평면이 이루는 각의 크기($\theta$)를 정량화하는 핵심 열쇠다. 평면 도형의 넓이 $S$와 정사영된 넓이 $S'$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명료한 관계가 성립한다.
정리
도형 $R$의 평면 $\alpha$ 위로의 정사영을 $R^{\prime}$이라고 하고 두 도형의 넓이를 각각 $S, S^{\prime}$이라고 할 때, 도형 $R$을 포함하는 평면과 평면 $\alpha$가 이루는 각의 크기가 $\theta$이면
$$S^{\prime}=S\cos\theta \big(0^{\circ}\leq \theta \leq 90^{\circ}\big)$$
모든 다각형은 삼각형으로 나눌 수 있으므로 삼각형만 생각해도 된다. 먼저 한 변이 평면 $\alpha$와 평행이라고 가정하자.

$$\begin{split}\triangle \;A^{\prime\prime}BC&=\frac{1}{2}\overline{BC}\times\overline{A^ {\prime\prime} H}\\&= \frac{1}{2}\overline{BC}\times\overline{AH}\cos\theta\\&=\triangle ABC\cos\theta\end{split}$$
두 평면이 평행($\theta=0^{\circ}$)하거나 수직($\theta=90^{\circ}$)일 때는 당연하게 성립한다. 투영면과 평행한 변이 없는 삼각형이라면 한 꼭짓점을 지나고 투영면과 평행인 평면을 상상하여 두 삼각형으로 나누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정육면체에서 평면 AFC와 평면 EFGH가 이루는 각의 크기를 $\theta$라 할 때, $\cos\theta$의 값을 구하시오.

풀이 계산하기 편하게 한변의 길이는 $1$이라고 하자.
삼각형 $AFC$의 정사영은 $BFG$이다.
$$\triangle EFG=\triangle AFC \cos\theta\tag{1}$$
$$ \triangle EFG=\frac{1}{2}\overline{EF}\times \overline{FG}=\frac{1}{2}$$
$$ \triangle AFC= \frac{1}{2}\overline{AC}\times \overline{AF}\sin60^{\circ}=\frac{\sqrt3}{2}$$
(1)에서 $$\cos\theta=\frac{1}{\sqrt3}$$
공간 속 선분의 길이, 두 직선이 이루는 각, 복잡하게 얽힌 다면체의 부피를 3차원 상태 그대로 해석하기는 까다롭다. 하지만 적절한 평면에 정사영을 내리면, 복잡한 3차원 기하학은 익숙한 2차원 유클리드 기하학의 문제로 바뀐다. 공간도형을 평면으로 끌어내려 피타고라스 정리와 삼각비를 적용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점과 평면 사이의 거리를 구할 때 정사영은 필수적이다. 공간의 한 점에서 평면에 내린 수선의 발이 바로 그 점의 정사영이며, 이는 점과 평면 위의 점들 중 가장 짧은 거리를 보장한다. 이 원리는 현대 수학과 컴퓨터 과학에서 데이터의 오차를 최소화하는 ‘최소.제곱법(Least Squares Method)’과 고차원 데이터를 다루는 ‘주성분 분석(PCA)’의 기하학적 뼈대가 된다.
정사영은 정보를 잃어버리는 단순한 축소가 아니다. 불필요한 차원의 잡음을 걷어내고, 대상의 본질적인 비율과 거리 관계를 가장 명료하게 비추어내는 공간을 해석하는 렌즈다.
문제 반지름의 길이가 $6$인 반구가 평면 $\alpha$ 위에 놓여 있다. 반구와 평면 $\alpha$가 만나서 생기는 원의 중심을 $O$라 하자. 그림과 같이 중심로부터 거리가 $2\sqrt3$이고 평면 $\alpha$와 $45^{\circ}$의 각을 이루는 평면으로 반구를 자를 때, 반구에 나타나는 단면의 평면 $\alpha$위로의 정사영의 넓이는 $\sqrt2(a+b\pi)$이다. $a+b$의 값을 구하시오. (단, $a,b$ 는 자연수이다.)

풀이
중심에서 거리가 $2\sqrt3$인 평면과 구가 이루는 교선은 원이다.
먼저 중심을 $A$, 반지름을 $r$이라고 하면 $r^2=6^2-(2\sqrt3)^2=24$이므로 $r=2\sqrt6$이다.

그림에서 $\overline{AC}=2\sqrt3$이므로 원 $A$를 그리면 아래와 같다.

색칠한 부분의 넓이는 부채꼴과 삼각형 넓이를 더하면 얻을 수 있다.
$$\pi r^2\times \frac{3}{4}+\frac{1}{2}r^2=18\pi +12$$
정사영의 넓이는
$$(18\pi+12)\cos45^{\circ}=(9 \pi +6)\sqrt2$$
따라서 $a+b=15$이다.